내가 이 곳 쾰른 땅을 밟은 것은 20년 전이었던 것 같다 .
하지만 너무 짧은 시간 들렀던 곳이라 내게 그 곳 기억은 거의 없다. 쾰른의 대성당 정도.
그곳 현대미술관 현관에서 발길을 돌렸던 아쉬움이 아직도 생생하게 생각난다.
아쉬움이 크면 그 감정의 기억도 오래 남나보다.
사실 오래 전에 받은 엽서들을 뒤적이다 이 엽서를 발견했고 쾰른을 떠올렸다.
참 많은 시간이 흘렀다.
난 쾰른 땅을 밟기 전에 이미 쾰른을 이 엽서의 이미지를 통해 만났던 것이다.
쾰른이 라인강변에 위치한다고 엽서는 알려주지만, 실제로는 쾰른에서 강을 보지는 못했다.
사실, 쾰른이란 이름은 벌써 전부터 알고 있었다.
바로 오 드 꼴로뉴(l'eau de Cologne)란 이름의 향수 때문에.
독일식 이름으로 쾰른이지만 프랑스사람들은 이곳을 꼴로뉴라 부른다.
오 드 꼴로뉴 향수는 18세기 독일 쾰른에 정착해 살았던 장 마리 파리나라는 이태리 사람이 만들어낸 향수로 그 역사가 깊고 유명하다.
그래서 나 같은 사람도 그 향수 이름 정도는 들어 알고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오 드 콜로뉴'라 부른다.
쾰른의 향수라는 뜻을 가진 프랑스식 이름이다.
지금도 이 향수는 쾰른의 파리나 가문에서 만든다지만,
나폴레옹을 비롯한 프랑스 왕들이 사랑했던 향수라서 독일식 이름이 아니라 프랑스식 이름으로 불리는지도 모르겠다.
오래전 엽서를 보다보니까,
참 쉼 없이 흐르는 세월 속에서
서로의 안부를 묻고, 보고 싶어 하던 사람들을 무수히 잃어간다는 것에 대해 잠시 생각이 멈추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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