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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브티 선물

사노라면

by 산삐아노 2020. 10. 16.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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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노라면...

좋은 이웃과 함께 하는 일은 행운이다.

현관 바로 앞집에 살던 이웃이 며칠 후 이사를 간단다.

너무 갑작스런 이사소식에 아쉬움이 밀려왔다. 

이 이웃과 함께 한 시간이 11년인데...

적당한 거리를 지키면서 필요할 때는 돕고 때로는 나누면서 살았던 이웃이었다. 

자주 왕래한 것은 아니지만 오고 갈 때는 반가운 인사를 나누던 사이였다. 

아파트란 공간이 문 닫으면 이웃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알 수 없을 정도로 소원할 수도 있지만

조금만 마음을 열면 좋은 관계를 형성하면서 살아갈 수 있는 이웃을 만들 수도 있다.

특히 아파트 소유주들이 긴 시간 실제 거주하는 경우가 그런 것 같다. 

우리 아파트는 주변의 다른 아파트들과 달리 실거주자들이 상대적으로 많다.

윗집, 아랫집, 옆집 등 우리 이웃들도 모두 실거주자들이다.

이웃들과 긴 시간 동안 관계를 맺어 왔기에 서로의 어려움을 이해하기도 쉽다.  

가끔은 서로의 집을 스스럼없이 개방한다. 

그래서인지 이웃들이 만드는 소음도 서로 이야기를 나누면서 너그럽게 이해해준다. 

 

떠날 이웃에게 작은 선물을 가지고 인사를 나누러 갔다. 

이웃 역시 떠나기 전 인사를 하려고 선물을 마련했다고 했다. 내게 허브티를 건네줬다. 

우리는 잠깐 마스크를 쓴 채 그동안 하지 못했던 이야기들을 나누었다.

 

좋은 이웃이 떠나간 곳에 또 어떤 이웃이 올지 모르겠다. 

새 이웃은 비대면 상태에서 인테리어 공사가 야기할 소음에 대해 양해해주기를 구하는 메시지와 롤케잌을 아파트 문고리에 걸어두고 갔다.

11년 전, 떠나는 이웃이 인테리어 공사 소음에 대해 양해를 구하면서 쥬스를 건넸던 기억이 났다.

 

코로나19가 창궐하는 불안한 시기에도 세상은 쉼없이 바뀌고 있다는 것이 실감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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