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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토피아] 이상향에 대한 고민

즐거운책벌레/소설

by 산삐아노 2020. 10. 8. 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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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전히 책 제목 때문에 도서관에서 빌려온 책이 바로 이 [유토피아]다.

개인적으로 유토피아에 대한 생각에 관심이 있기 때문이다. 

도대체 작가 미나토 가나에는 유토피아를 어떻게 소설로 풀어놓았을까? 궁금했다. 

 

미나토 가나에(1973-)는 잘 알지 못하는 일본 작가다.

그런데 [유토피아]로 제 29회 야마모토 슈고로상을 받았다고 한다.

야마모토 슈고로상이란 무엇일까? 찾아보니 일본의 대중문학상 중 하나라고 한다. 

수상 대상이 SF판타지 소설까지 포함하는 등 그 수상작 선정범위가 넓다고 한다. 

나오키상보다는 인지도가 떨어진다고 어떤 블로거는 이야기한다. 

 

이야기의 배경은 하나사키 초라는 어촌이다.

이곳은 태평양을 향해 자리잡은 어항인데, 인구가 불과 7천명에 불과한 작은 마을이다. 

이곳에서 만나 세 명의 여자. 나나코, 미쓰키, 스미레. 

나나코는 하나사키 초의 지역민으로 심인성 장애를 앓고 있는 딸 쿠미카를 키우면서 <도바 불교용품점>을 운영한다. 

미쓰키는 남편 직장 때문에 하나사키 초로 이사온 여성으로, 꽃꽂이해 판매한다.

사야코라는 어여쁜 딸이 있다. 

스미레는 도예공방을 운영하는데, 하나사키 초에 예술촌이 형성될 때 합류했다.  

 

이야기의 한 축은 다음과 같다.

사야코가 쓴 시 '날개를 주세요'를  통해서 날개가 있다면 휠체어를 타는 쿠미카에게 달아주고 싶다는 따뜻한 마음을 담았다. 그리고 어쩌면 사람들은 한쪽 날개만 있어 다른 사람의 날개와 합쳐야 좀더 높이 더 멀리 날수 있지 않겠는가 하는 생각을 담았다. 

이 글을 읽은 스미레가 이 시를 사이트에 올리자 휠체어를 타는 지체장애인과 그 가족의 반응이 좋아  날개스트랩이 잘 팔리게 된다. 스미레는 날개 스트랩의 판매수익금 일부를 휠체어를 탄 지체장애인을 돕는다는 명목을 내세워 사야코와 쿠미카뿐만 아니라 미쓰키와 나나코를 동원해 '클라라의 날개'라는 사업을 본격화한다. 

이야기의 또 다른 축은 전해져 내려오는 하나사키 초의 살인사건이다. 

더불어 그 사건과 이어진 사야코와 쿠미카의 유괴사건이다. 

 

작가는 나나코, 스미레, 미쓰키를 통해서 우리가 꿈꾸는 이상향을 들여다보게 한다.

그녀들의 욕망, 불만족, 절망, 질투심, 허영심이 하나사키초라는 공간에서 서로 뒤엉키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풀어간다. 

욕망하는 인간에게 이상향이란 유토피아라는 말 그대로 이 세상의 것이 아닌지 모른다. 

욕망하는 인간들이 만들어내는 이 지구상의 공간은 치열하고 고통스럽고 복잡한 것일 수밖에 없다. 그래서 하나사키 초 역시 그런 철저히 현실적인 공간이다.

 

책을 읽는 동안, 오늘날 도시인들이 시골에 정착해서 원주민과 일으키는 갈등상황이 떠올랐다.

 

어쨌거나 충분히 흥미로울 수 있는 소재를 다루었지만 책은 술술 읽히지 않았다.

개인적으로 아주 재미있게 읽지는 못했다.  

 

다만, 작가가 던진 문제만은 여전히 내게도 유효하다.

내가 꿈꾸는 이상적 공간에 대한 고민. 

이상향에 대한 꿈은 불투명하지만 현실적 공간은 생생하다. 

부족한 현실적 공간을 좀더 이상향으로 다가갈 수 있도록 만드는 것 이외 답은 없을 것이다. 

개인적 노력에는 분명 한계가 있다.

하지만 일단 개인적 노력이라도 해보는 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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