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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마비 막바지, 그리고 장마가 끝난 후 하천가 풍경

나들이예찬/동네나들이

by 산삐아노 2020. 8. 21. 1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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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마가 끝이 나려는 즈음, 아침 나절 하천가를 찾았다. 

물에 잠겼던 돌다리가 언뜻언뜻 모습을 보이고, 오리들도 보인다. 

쓰러진 수크령이 다시 고개를 들기 시작했다. 

달개비의 파란 꽃이 비로 목욕을 해서인지 깨끗해 보인다 .

비가 그쳐가니 꽃들이 하나 둘 모습을 보인다. 애기똥풀 노란꽃이 달개비 곁에서 웃고 있다. 

계요등 꽃도 하나 둘 다시 피어나기 시작했다.

쌍개울의 망가진 다리는 아직 보수를 하지 못해 부러진 난간의 망가진 모습이 그대로다.  

습지 근처 풀밭에는 다시 토끼풀이 피어났다. 시간이 거꾸로 돌아간 느낌이다. 

풀들은 그동안 긴 장마비 때문에 한여름이 아닌 줄 아는 모양이다. 

쓰러진 애기부들. 이제 곧 일어서리라. 

오랜만에 비둘기들도 평소 지내던 곳에서 느긋하게 쉬고 있는 모습이다. 

비가 그쳐 안도하는 지도 모르겠다. 

장마로 불어난 하천물이 덮쳐 부처꽃 꽃밭이 모두 엉망이 되었지만 부처꽃이 다시 일어서고 꽃을 피우기 시작했다. 

그동안 바랭이가 많이 자란 것 같다. 무성해졌다. 

수크령도 무성해졌다. 

하천에서 아직 일어서지 못한 풀들. 하지만 곧 일어나겠지.

무궁화는 다시 제 시간을 되찾아 꽃들이 만발했다. 

그리고 일주일이 흘렀다. 어제 새벽의 하천가 풍경이다. 완전히 장마가 끝이 났다. 

이른 새벽이지만 산책하러, 운동하러 나온 사람들이 적지 않다. 

코로나는 꾸준히 증가해서 어제만 해도 하루 확진자가 300명에 육박했다. 물론 오늘은 300명을 넘겼다. 

수크령이 그 어떤 풀들보다 눈에 띤다. 많아졌다. 

하천가 근처 아파트 앞에 조성된 꽃밭에는 맥문동 보라빛 꽃들이 만발해서 보기가 좋다. 

망초들도 무성하다. 망초는 그 어떤 풀보다 장마비를 두려워하지 않고 큰 영향도 받지 않는 것 같다. 

비가 조금만 약해져도 금방 일어나 있다. 장마비가 완전히 끝이 나서 참새도 안심하고 있는 눈치다. 

이른 새벽 파란 나팔꽃들이 많이 보인다. 사진 속 파란 나팔꽃은 애기나팔꽃이다. 

무엇보다 눈길을 확 사로잡는 꽃은 분꽃이다. 

이른 새벽이라서 분꽃이 활짝 피어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어 기뻤다. 

 

무려 54일동안 이어진 장마비가 끝이 났다. 

하지만 태풍이 다시 비를 가져온다는 소식이 들린다. 오늘도 잠시 낮에 비를 뿌렸다. 

태풍도 태풍이지만, 코로나 19 바이러스는 태풍의 기세로 우리를 덮쳤다.

장마에 이어 코로나 19 바이러스의 강풍, 그리고 태풍... 정말 하루하루가 피로한 나날들이 이어진다.

그래도 풀, 꽃들의 시간, 새들의 시간은 변함 없이 흘러간다. 이들을 지켜보는 시간만은 피로를 걷어낼 수 있어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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