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미야베 미유키 [스텝파더 스텝] 버림받은 쌍둥이의 의붓아버지가 된 도둑

즐거운책벌레/소설

by 산삐아노 2019. 12. 22. 11:56

본문

미야베 미유키의 소설을 거의 다 읽은 상황이라서 그녀의 소설이 언제 번역되나 기다리고 있는 참에 도서관에서  [스텝파더 스텝(2006)]을 발견했다.

제목이 참 신기하다 싶었다. 이 소설은 일본에서 1993년 강담사에서 출간했었다. 

우리나라에서는 10년이 훌쩍 지난 시간에서야 번역된 책이었다. 

그리고 난 그로부터 또 10년이 훌쩍 지나 이제서야 읽었으니 무려 20년도 더 된 소설을 읽은 것이다. 

하지만 지금 읽어도 괜찮은 소설이다. 충분히 흥미롭다. 

무엇보다 버림 받은 쌍둥이 아이들이 도둑을 의붓아버지로 선택한다는 설정 자체가 무척 어이없고 황당해서 90년대 말이나 지금이나 그 당혹스러움이 여전하다.


[스텝파더 스텝]에는 스텝파더 스텝, 트러블 트래블러, 원나이트 스탠드, 헬터 스켈터, 론리 하트, 핸드 쿨러, 밀키 웨이, 모두 7편이 실려 있다. 

제목이 모두 영어다. 

사건들은 모두 소소한 사건들이다. 


'스텝파더 스텝'은 쌍둥이의 이웃집 여자의 돈을 노린 범인이 여자를 감금한 상황에 끼어들게 되어 여자를 구출하고 이웃집 여자의 돈은 취하는 이야기. 

'트러블 트래블러'는 화폐, 그림 등 세밀한 복제전문가 화성이 쌍둥이의 가방을 훔치고 위조지폐를 떨어뜨리고 가는데 쌍둥이가 멋모르고 위조지폐를 사용한다. 

도둑 아버지는 쌍둥이의 가방을 되찾고 위조지폐도 되찾아준다. 

그리고 화성이 위조해서 바꿔치기 한 그림의 정보를 주고 보수를 챙긴다. 

'원나이트 스탠드'는 두 쌍둥이의 바꿔치기 이야기. 쌍둥이 중 한 명의 선생님도 쌍둥이. 

선생님이 성폭력 피해자가 되어 법정에 서야 하는 상황에서 학교에 선생님의 사생활이 노출되지 않도록 쌍둥이가 배려해서 벌인 일. 

도둑 아버지는 학부모로 학교에 참관수업에 참여하고 그 과정에서 선생님에게 반한다. 

'헬터 스켈터'는 호수에서 발견된 백골 두 구가 실린 자가용의 발견의 진상을 파악하고

진상을 드러내고 싶지 않은 사람을 협박해서 마련해 돈 몰래 훔친다는 이야기. 

'론리 하트'는 소원해진 부부의 서글픈 이야기. 

남편이 우연한 사고로 죽고 사고를 낸 범인은 남편이 아내에게 주려고 한 목걸이를 가로채고 도둑 아버지가 다시 그 목걸이를 취해 장물아비에게 팔아치운다.

'핸드쿨러'는 쌍둥이가 알고 지내는 아이 집의 미스터리다. 

악성 어음 부도와 관련한 슬픈 이야기다. 

그 아이집에는 아이 아버지의 고향인 지방의 신문이 매일 날아들고 그러다 그 아이의 아버지가 사고를 당한다. 

그 미스터리의 진상을 도둑 아버지가 알아낸다.  

'밀키웨이'는 쌍둥이 납치사건. 

화성의 천재적 위조능력의 도움을 받아 문제 해결.  


프로 도둑이 원치 않지만 쌍둥이의 협박아닌 협박으로 인해 의붓아버지가 되어 쌍둥이와 친해진다는 설정이 말도 안 되는 이야기이지만 소설이니 그런 설정이 흥미롭다. 

그리고 급기야 도둑의 아버지까지 쌍둥이와 친해지고. 

의붓아버지가 된 프로도둑은 이야기 속에서 미스터리를 풀어가는 중심에 있다. 

그리고 사건의 진상을 알아내고 자신의 도둑질에 그 진실을 이용한다. 

도둑질해서 얻은 것은 자신의 아버지와도 나누고 쌍둥이와도 나눈다. 

심지어 위조지폐범과 협력해서 사건을 해결하기도 한다. 엉뚱한 이야기다. 

황당무계한 이야기를 원한다면 한 번 읽어볼 만하다. 


메모1

hand cooler는 긴장으로 손바닥에 땀이 나는 것을 막을 목적으로 손에 쥐는 물건. 

핸드 쿨러을 읽다가 프랑스 북부 바닷가에서 주워온 돌이 생각났다. 

그 돌은 내게 핸드쿨러 같은 역할을 했었다. 감촉이 좋아서 가만히 쥐고 있으면 마음이 편안해졌다. 

갑자기 그 돌이 어디 있나? 궁금해졌다. 


메모2>

"하늘을 흐르는 강이 어디서 끝나는지 누가 알까. 

운명도 미래의 일도 그와 같은 것이다. 

가야 하 곳으로 갈 따름이다. 

그러니 그때까지는 흘러가면서 즐겁게 살자.

그것으로 우리는 충분히 행복하니까."


요즘 내 상황과 어울리는 지혜다. ^^


관련글 더보기

댓글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