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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레의 감촉

사노라면

by 산삐아노 2019. 9. 10.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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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노라면...

세상에는 새로움이 넘친다.


벌레가 내 옷에 붙어 따라온 줄 몰랐다. 

나는 옷에 뭐가 묻었나 하면서 벌레를 밀쳐냈다. 

그랬더니 손가락에 보드랍고 폭신한,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감촉이 느껴졌다. 

한 번도 벌레를 손으로 만져본 적이 없었나 보다. 

사실 벌레를 보면 떨쳐내기에 급급하지 벌레는 만져보려고 하질 않는다. 

그런데 의도치 않게 벌레를 만져보게 된 거다. 

벌레의 감촉은 상상해 본 적이 없는, 좋은 감촉이었다.

그렇게 연약한 벌레의 몸이니 시각적으로 우리에게 소스라치게 해서 만지지 못하도록 태어났나 보다. 

조금만 힘을 가해도 어스러질 정도니까. 

나는 벌레를 베란다 나팔꽃 잎 위에 올려주었다. 

벌레가 이후 살아남았는지는 모르겠다. 

두 번 다시 발견된 적이 없다. 


벌레를 만진 촉각의 경험은 당분간 잊기 어려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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