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캣맘에게 '화단출입금지'를 선언한 화단지킴이

고양이가좋아/우리 아파트 고양이

by 산삐아노 2019. 9. 4. 1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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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에 터를 잡은 길고양이를 놓고 아파트 주민들간의 갈등이 치열해지면서 새로운 국면에 접어드는 것 같다. 

고양이 혹은 길고양이를 무조건적으로 싫어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길고양이보다는 아파트 화단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리고 화단보다는 길고양이를 더 중시하는 사람들도 있다. 물론 화단과 길고양이 모두를 소중히 여기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지난 8월22일, 아파트 화단 곁을 지나가다가 '화단출입금지' 안내문이 붉은 노끈에 걸려 있는 것을 보았다. 

그동안 길고양이를 돌보는 캣맘들, 그리고 길고양이를 좋아하는 아이들이 들락날락거려 반질반질하게 변했던 곳에 

사람들이 출입을 제한하기 위해 나무를 심고 붉은 노끈을 길게 묶어두었다. 

그리고 화단출입금지라는 안내문을 두 군데 붙인 것이다. 

이렇게 줄을 쳐두고 나무까지 심고 안내문까지 붙은 상황에서 화단을 드나들면서 길고양이를 돌보거나 데리고 놀 어른이나 아이는 없을 것이다. 

확실히 화단에서 길고양이를 돌보는 것에 반대한다는 입장이 분명해졌다. 

캣맘에게 화단출입이 금지되서 밥을 주지 않으니 고양이가 더는 오지 않으려나 궁금했었다. 

하지만 길고양이는 아무 상관이 없다. 

살그머니 화단을 오가면서 여전히 자신의 영역을 잘 지키면서 지낸다. 

지난 8월30일, 나무 아래서 편안하게 쉬는 고양이 모습을 발견했다. 

며칠 전에도 회색 줄무늬 어미 고양이가 이번에 새로 낳은 세 마리의 새끼들, 회색줄무늬와 검정이 두 마리를 데리고 아파트 안에 있는 것을 발견했다.


한편으로는 오히려 여러 사람이 화단을 드나들면 고양이의 평화를 방해한 것일 수도 있겠다 싶었다.

캣맘은 밥주는 곳을 바꾸었다. 사람들의 눈이 잘 띄지 않는 곳으로. 

하지만 캣맘은 길고양이 밥주기를 포기하지는 않았다. 

어제 화단 곁을 지나가는 데 꽃을 심고 있는 아주머니들을 발견했다. 

관리소에서 심는 것인가? 했더니 아니란다. 

사비를 털어서 이렇게 꽃을 사서 심는 거라고. 

지나가면서 감사를 표시했다. 이분들의 화단가꾸기 노력도 인정해야 하리라. 

화단 아래쪽에 이렇게 꽃을 심어두었으니 더더욱 윗쪽 화단 출입이 어려워졌다. 

사람들의 화단출입을 막는 지혜로운 방법이다 싶었다. 

꽃을 심은 아주머니들이 길고양이들을 싫어하는 사람이거나 길고양이에게 밥을 주는 것을 싫어하는 사람, 

아니면 화단가꾸기에 집중하는 사람일 수도 있겠지만 덕분에 화단은 아름다워졌다. 

이렇게 꽃을 심는다고 고양이들이 드나들 수 없는 것도 아니니까. 

그리고 사람들이 드나들어 망가진 화단에도 이렇게 예쁜 꽃들을 심었다. 

확실히 화단 출입은 금지라는 의사를 평화적으로 표현한 것이라고 본다. 

그렇다고 캣맘들이 고양이 밥주기를 포기할 필요는 없다. 

좀더 눈에 띠지 않는 다른 곳에서 고양이 밥을 줄 수 있으니까. 

이제 화단을 염려하는 사람과 캣맘들 간의 전쟁은 어느 정도 정리된 것 같다. 


하지만 여전히 아파트 길고양이를 싫어하는 사람들과 캣맘 간의 전쟁은 계속될 것이다. 

그 갈등은 어떻게 풀어갈지 궁금하다. 


일부 사람들이 갈등을 일으키건 말건 다른 사람들은 크게 관심이 없는 것 같고, 

길고양이들도 자신의 스타일로 삶을 계속 살아가고 있다. 


적어도 길고양이를 학대하는 사람들은 아직 아파트 주민 중에는 없으니 다행이다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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