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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날 하천가 풍경, 그리고 금계국꽃, 개망초꽃, 나리꽃, 무궁화꽃, 한삼덩굴열매 (7월 중순)

나들이예찬/동네나들이

by 산삐아노 2019. 7. 19. 1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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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천가의 여름 풍경은 바라만 보아도 눈이 시원해진다. 

무성해진 풀들의 녹색이 더 짙어져서다.

하천 한 가운데서 속속 자라나오는 물풀들의 모습도 더 눈에 띤다. 

하천가 자전거길가에 심어둔 금계국의 노란꽃도 여름 햇살처럼 눈부시다. 

올여름에는 시에서 하천가 버드나무를 비롯해 많은 나무들을 베어버려 하천가 주변에는 거의풀들의 차지가 되었다. 

그늘은 사라져 하천가 기온은 더 올라갔지만 나무가 가리지 않으니 눈은 시원하다. 

하지만 사라진 나무들이 생각나면 울컥해진다.

하천가에는 원예종 식물들이 더 늘어난 것 같다. 

도시 하천가는 시에서 마치 화단을 가꾸듯 한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접시꽃과 닮아 보이는 이 커다란 꽃송이의 분홍꽃은 접시꽃을 닮았지만 접시꽃은 아니다. 

외래종으로 보이는데 정확히 무엇인지는 모르겠다.

드디어 매미가 태어나기 시작했다. 

땅 속에서 때만 기다리던 매미들이 일제히 여름날 울어댈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명아주 줄기에 붙어 있는 매미 허물을 발견했다. 

아직 떠나지 않은 청둥오리도 가끔씩 눈에 띤다. 

더워서 이 여름을 우리 하천에서 어찌 나려는 건지...

개쑥갓의 씨앗이 떠날 준비중이다. 

하얗고 포근하게 보이는, 눈송이를 닮은 개쑥갓의 씨앗들. 

예전에 개쑥갓이 예쁘다면서 하천에서 한 뿌리 뽑아 화분에 심은 적이 있는데, 

노란꽃이 피려나 했더니 바로 이렇게 하얗게 씨앗이 터져버려서 깜짝 놀랐던 기억이 있다. 

오렌지빛 나리꽃도 여기저기 만발했다. 

나리꽃을 보면 여름의 무더위를 느끼게 된다. 

하천가 산책길이 날로 넓어지고 있다. 

그나마 밟히면서 번식하는 질경이만이 길의 끝자락에 바짝 매달려 있다. 

나는 이 길을 뽕나무길이라 부르는데, 올여름 뽕나무도 많이 베어져서 줄지어 서 있던 뽕나무들이 없어져 서운하다. 

붉은 토끼풀은 아직도 여기저기서 보인다. 

토끼풀은 더워서 벌써 꽃을 거둬들였는데도... 

하천가에 풀들이 높이높이 자라오라 어느덧 하천을 막는 병풍이 되고 있다. 

지금은 개망초의 계절. 어딜 가나 개망초의 흰꽃이 만발했다. 

망초는 곁에서 자신의 계절을 가만히 기다리고 있는 듯하다. 

더 더워지면 망초꽃도 만발하겠지.

무궁화꽃이 피기 시작했다. 

하천가 하얀 무궁화가 꽃봉오리를 터뜨렸다. 

봄이 끝나갈 무렵 아저씨들이 한삼덩굴을 한차례 없앴지만 한삼덩굴은 생명력이 대단한 풀이라서 그리 쉽게 사라지는 풀이 아님을 깨닫게 되었다.

어느 틈에 이렇게 자라서 마침내 녹색 열매까지 달았다. 이 열매가 하천땅에서 다시 무수한 한삼덩굴을 만들어낼 것이다. 

그러면 한삼덩굴을 집터로 삼는 쥐도 뱀도 아늑한 보금자리를 얻게 될 거고,

오리를 비롯한 동물은 이 한삼덩굴잎을 뜯어 먹으며 건강을 지키게 되겠지. 

인간은 걸을 때 걸리적 거리고, 부딛치면 따끔거리는 이 풀이 싫고, 쥐와 뱀을 돕는 이 풀이 밉겠지만, 

다른 생명체에게는 이 풀이 또한 약이 된다는 사실을 무시한다. 

하지만 이 풀도 알고 보니 인간에게도 이로운 풀임을 잊고 있는 것은 아닌가.


더위가 몸을 무겁게 만드는 여름날.

하지만 그 더위가 이렇게 하천을 푸르게 한다는 사실을 발견하기 위해서라도 늦은 오후의 산책은 이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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