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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노라면

by 산삐아노 2019. 7. 5. 1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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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노라면...

불청객이 되길 원치 않아도 불청객이 될 수 있다.

집에 나날이 생명체의 종류와 개체수가 늘어나고 있는 듯하다. 

얼마전 거미를 발견했지만, 이번에는 나방이다. 

자세히 보니 예쁘지도 않은 시커멓게 생긴 나방. 

설마 이 나방이 우리집에서 태어나서 자란 것은 아니겠지?

아무래도 현관문을 열고 오갈때 따라 들어온 것으로 보인다. 

하천가 풀숲을 헤치고 다니는 것이 요즘의 일상이라서 그곳에서부터 따라온 건지도 모르겠다. 

내쫓기도 힘들고... 그렇다고 크게 방해도 하지 않으니... 그냥 둘까? 생각했다. 

크게 움직이지도 않고 방 벽에 붙어서 가만히 웅크리고 있는 듯 없는 듯 있으니...

저녁에 한 번 방에서 거실로 이동하더니... 

다음날 아침에 사라졌다. 어디로 간 걸까? 

다른 곳에 숨은 것인지...?

무사히 밖으로 탈출에 성공했다면 박수를 보내고 싶다. 

하지만 어딘가 웅크리다가 굶어 죽게 된다면 안타까운 일이다. 


나방을 보니 오래전 고등학교 시절이 떠올랐다. 

산 아래 위치했던 고등학교에서 야간 자율학습시간에 우리 교실을 방문했던 나방들은 불청객이었다.

아이들의 비명소리에 나방은 또 얼마나 놀랐을까?

그때 나방을 밖으로 내보내는 역할을 맡았던 자가 바로 나. 

왜 그렇게 호들갑을 떠는지 나는 아이들을 이해할 수가 없었다. 


우리집을 (원했건 원치 않았건) 방문한 나방을 그렇게 호들갑을 떨며 내쫓고 싶지는 않다. 

때가 되면 떠나거나 죽거나 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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