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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르나르 베르베르의 [고양이]1,2권, 암고양이의 영적 성장기

즐거운책벌레/소설

by 산삐아노 2019. 6. 26.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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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만인가,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소설을 다시 손에 든 것이! 

미야베 미유키의 소설만큼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소설도 흥미롭다. 

최근에 [죽음]이란 책이 나왔다는 소식에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책을 도서관에서 검색하다가 [죽음]은 이미 대출중이라 빌리기 어려운 상황이었지만

[고양이]는 빌릴 수 있었다. 1,2권으로 나눠져 있다. 열린책들에서 2018년에 번역 출간되었다. 

(두 권을 합쳐도 겨우 500페이지에 못 미치는 분량의 책을 왜 두 권으로 만든 것일까?)

프랑스에서는 2016년에 [Demain les chats]라는 제목 아래 출간된 책이었다. 

원제를 직역하면 '가까운 미래에 고양이들'이라고 해야 할 것이다. 

다시 말해서 가까운 미래의 고양이들에 관한 이야기를 상상해보았다고 해야 할까?


이 소설의 주인공으로 나오는 고양이는 바스테트라는 암고양이와 피타고라스라는 숫고양이다. 

바스테트는 다른 종과의 소통에 관심이 있고 그 소통에 성공하는 샤먼 고양이로,

피타고라스는 어릴 때부터 실험실에서 실험용 고양이로 지내다가 인간의 지식을 습득할 수 있게 된 고양이다. 

큰 줄거리를 살펴보면, 

테러(폭력)와 페스트(전염병)으로 인간은 위기에 내몰리고 

쥐들이 득세하는 상황 속에서 고양이와 인간이 손을 잡고 헤쳐나가는 이야기다.


항상 연구하는 소설가인 베르나르 베르베르는 이번에도 소설 속에서 피타고라스의 입을 통해 고양이의 역사를 들려준다. 그 이야기도 나름 재밌다. 

그리고 피타고라스와 바스테트가 집을 나와서 생존을 위해 동분서주할 때 파리의 다양한 지명이 나오는데, 

(예를 들면 몽마르트 언덕, 몽소공원, 벵센숲, 엘리제궁, 샹젤리제, 블로뉴숲, 에펠탑 등의 이름들)

그 장소와 관련한 기억과 추억을 되살릴 수 있어 개인적으로 즐거웠다. 

게다가 철학자 피타고라스를 소설의 흥미로운 소재로 삼은 저자에게 박수! 

우리에게 일어나는 일은 모두 우리의 성장을 위함이라는 피타고라스의 지혜, 새겨두자.


그런데 고양이들이 너무 인간화되어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다. 

고양이를 빌려 인간의 이야기를 하고 있다는 느낌.

바스테트가 피타고라스에게 묻는 연정의 경우는 고양이가 아니라 인간 여자로 느껴질 지경이었다.

게다가 바스테트는 이원론자이자 유심론자, 또 윤회론자다. 

물론 소설 속 이원론, 유심론, 윤회론은 충분히 흥미로운 상상의 소재일 수 있다.  

이 소설 속에서 저자는 육체와 정신의 분리를 위해 피타고라스는 인터넷을 바스테트는 꿈을 이용한다.  


이번 소설은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다른 소설에 비해 아주 재밌지는 않다.

하지만 고양이라는 동물을 주인공을 하긴 했지만 인간과 동물의 공존에 대한 고민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소설이 아닌가 싶다.  


메모1. 이집트 여신 바스테트의 탄생

"예수가 태어나기 2천5백 년 전에 이집트 문명은 사자 머리가 달린 세크메트라는 여신을 숭배하는 종교를 만들었어. 

그런데 사자들이 그들을 키우던 사제들을 자꾸..... 잡아 먹었어. 

너무 많은 사제가 죽자 이집트인들은 세크메트의 여동생 격인 여신을 만들었어.

머리가 고양이처럼 생긴 이 여신의 이름은 바로 ...... 바스테트야."('8. 불빛중독' 중에서, [고양이1]) 


메모2. 요가와 고양이의 관계

"인도인들은 인간에게 요가(우리가 기지개를 켜는 모습을 본떠 만든 체조)와 

명상(우리가 깊은 낮잠을 자는 걸 흉내낸 것)을 가르쳐 준 게 우리들이라고 생각해."

('9. 노동은 끔찍해' 중에서, [고양이1])


메모3. 

"덴마크 땅에 프레이야라는 다산의 여신을 숭배하는 전통이 생겨났어. 

신성한 고양이 두 마리가 프레이야가 타고 다니던 전차를 끌었는데, 

한 마리는 <사랑>을, 다른 한 마리는 <자애로움>을 뜻하는 이름으로 불렸어."

('9. 노동은 끔찍해' 중에서, [고양이1])


메모4. 고양이의 기원과 확장

"한때 이집트 땅에만 존재했던 우리 고양이들이 세계를 여행하는 인간들을 이용해 점점 더 넓은 땅으로 영향력을 확대해 나갔다는 사실이다."

('9. 노동은 끔찍해' 중에서, [고양이1])


메모5. 거짓과 진실

"거짓에 익숙해진 자들의 눈에는 진실이 의심스럽게 보이는 법이니까."

('10. 사건들' 중에서, [고양이1])


메모6. 상상력

"현실이 견딜 수 없게 인간을 짓누를 때 그것에서 벗어나게 해 주는 게 바로 상상력이야."

('15.배고픔' 중에서, [고양이1])


메모6. 믿음과 나의 정체성

"내가 믿는 것이 곧 나다."

(바스테트의 깨달음, '21.샹젤리제 전투' 중에서, [고양이2])


메모7. 

"내일이 어제와 다르지 않은 존재는 이미 죽은 것이나 다름없다."

(바스테트의 깨달음, '28.피타고라스' 중에서, [고양이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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