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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생충], 웃음과 긴장감의 블랙코미디

볼영화는많다/유머

by 산삐아노 2019. 5. 31.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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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일러 전혀 없음)

5월30일 조조로 봉준호 감독의 최신작 [기생충]을 보러 갔다. 

사실 어떤 영화를 개봉하자마자 보러가는 노력은 잘 하는 것은 아닌데... 

이번 [기생충] 관람은 황금종려상을 받았다는 소식과 더불어 좀더 서둘러 찾게 되었던 것 같다.  


황금종려상을 받지 않았더라도 영화관을 찾아서 보았겠지만 

황금종려상까지 받았다고 하니, 그 궁금증이 더해진 것이 사실이다. 


포스터만 보아도 궁금증은 증폭된다. 

왜 배우들의 눈을 가린 것일까? 

왜 부자집 마나님과 사장님은 흰색으로 가리고 백수집안의 장남과 아버지의 눈은 검정으로 가렸을까?

그리고 저 다리는 누구의 다리일까? 

이런 의문에 봉준호 감독조차 대답하지 못했다고 하니...

관객의 입장에서 마음껏 상상의 나래를 펼칠 뿐이다. 

부자가정과 백수가정은 각각 4인가족, 즉 아버지와 어머니, 그리고 아들, 딸로 구성되어 있다.

아, 그렇지, 부자가정에는 숙식하는 가사도움이 아주머니를 빼놓을 수 없다. 가족인 듯 아닌 듯.

그리고 반려견까지. 영화 속 부자집에는 강아지가 세 마리 있다. 

형편이 어려우면 반려견을 키우기가 어렵다. 개 입도 입이라서 먹이고 입히고 병원 데리고 다니는 데 돈이 들기 때문이다. 

아무튼 어느 정도 한국 가족의 전형성을 보여준다. 


가난한 집의 아버지 역은 송강호, 그리고 어머니 역에는 장혜진, 아들 역에는 최우식, 딸 역에는 박소담. 

송강호의 연기는 예측했던 대로였고, 

어머니 역의 장혜진의 연기도 자연스러웠다. 장혜진 배우는 이 역할을 위해 무려 10킬로그램의 몸무게를 늘렸다고 한다. 

최우식 배우는 연기경력이 만만치 않는데 잘 알지 못했었다. 이번 기회에 알게 되서 좋았다. 

박소담, 역시 연기 잘 한다. 

최우식과 박소담이 남매역을 한 것은 잘 한 캐스팅으로 보인다. 둘이 좀 닮았다. 

눈이 부리부리하게 크지 않은 것이 한국사람의 얼굴로 자연스럽게 보인다. 


부자집의 아버지와 어머니로 이선균과 조여정, 어울린다. 

딸 다해와 아들 다정이, 도움이 아주머니 역에 캐스팅된 배우들, 모두 부족함이 없어 보인다. 


이중 가장 관심있었던 배우는 바로 박소담. 

뻔뻔하고 다소 카리스마까지 있어 보이는, 사기꾼스러운 연기에 아주 잘 어울린다. 

다음 연기도 기대!



이 영화를 보는 전반부는 블랙코미디가 주는 웃음, 재미, 

그리고 후반부는 서스펜스가 있는 긴장감.

두 시간이 넘는 시간이었지만 거의 집중력을 놓치지 않고 볼 수 있는 영화라는 점에서 높이 평가할 만하다.

블래코미디답게 웃고 있으면서도 마음 한 구석이 불편한 영화이기도 하다. 

보는 내내 마음이 좀 구겨졌던 모양이다. 영화가 끝나고 나니, 불편함에서 놓여졌지만, 

또 한 편으로는 끝났음에서 오는 아쉬움도 있었다. 

어쨌거난 영화의 런닝타임 동안 두 가족의 사연 속으로 완전히 빠져들었었다. 

영화가 끝나더라도 조금 더 앉아 있는 여유를 가지는 것이 좋다. 

난 조금 일찍 일어서는 바람에 봉준호 감독이 끝까지 보라고 충고했다는 그 말의 핵심을 놓쳤다. 

아직 이 영화를 보지 않은 사람이라면 영화가 끝나고 엔딩 크레디트도 놓치지 말길 충고한다. 


왜 제목이 '기생충'인지 좀 궁금했었는데, 영화를 보고 나니 알겠다. 

그 이야기를 하면 이 영화를 보지 않은 사람에게 스포일러가 될 수 있어 여기서는 그만 둔다. 


봉준호 감독은 항상 그렇듯, 각본과 연출을 동시에 한다. 

이번 각본도 그렇고. 각본을 쓰는 역량이 대단하다 싶다. 


[설국열차]를 극장에서 보고 [옥자]는 지금껏 아예 보지 않았다. 

[설국열차]가 기대 이하라서 [옥자]도 별로겠거니 해서였다.

하지만 이번 [기생충]은 다시 봉준호 감독의 영화를 앞으로 계속 볼 욕구를 주었다.

봉준호 감독은 우리 땅에서 퍼올린 한국적 스토리로 각본을 쓰는 것이 좋겠다. 

그럴 때 그의 역량이 빛나 보인다. 


물론 다국적 작업을 통해서 배운 바가 있긴 했던 모양이다. 

[기생충]은 표준근로계약기준에 맞추었다는 소식을 들었다.

한국 영화판이 착취의 구조 위에서 자라는 기생충적인 작품을 양산했다면 봉준호감독은 시야와 경험이 국제적으로 넒어지다보니

기존의 나쁜 관행을 되풀이하지 않고 헐리우드수준에 맞출 수 있었나 보다.

착취를 하지 않고도 좋은 영화를 만들 수 있다는 관행의 첫걸음을 띤 봉준호 감독의 성장에 박수를 보낸다. 


[기생충]은 

칸영화제 황금종려상을 받은 작품이라서,

표준근로계약기준을 지키고 만든 착한 작품이라서, 

실컷 웃고 진지하게 고민하게 만드는 작품이라서, 

무조건 재미있으니까, 

영화관에서 꼭 보면 좋을 영화라는 데 의견을 보탠다. 

나는 10점 만점에 10점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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