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노라면...
기다리다 보면, 아니 기다림조차 잊을 때 기다렸던 것이 깜짝 등장하기도 한다.
나팔꽃 씨를 찾다가 접시꽃 씨앗을 발견했다.
메모를 보니 2012년 10월 프랑스 체류 중에 채취한 것이었다.
접시꽃을 좋아하는 나는 프랑스 브르타뉴 이곳저곳을 방문하던 중, 어딘가에서 이 씨앗을 받았던 것 같다.
어디에서 받았는지는 잘 생각도 나질 않는다.
무려 6,7년 전에 채취한 씨앗에서 싹이 틀까? 궁금증이 인다.
일단 빈 화분에 접시꽃 씨앗을 모두 털어넣고 물을 충분히 주었다.
이제 기다리는 일만 남았다.
씨앗이 단 하나도 잠에서 깨지 않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알 수 없는 일.
과연 씨앗이 하나라도 깨어날 수 있을지,
깨어나서 꽃을 피울 수 있을지,
꽃이 핀다면 어떤 색깔의 꽃이 필지...
의문과 궁금함이 들끓는다.
때로는 그 다음 해에 씨앗이 깨어나기도 한다.
하얀 나팔꽃이 그랬다.
씨앗이 흙에 적응하려고 그랬던 걸까?
기다림 조차 잊어버린 때,
그때 씨앗은 나 살아 있어, 하고 조용히 싹을 꺼냈다.
그러니 알 수 없다.
무조건 기다릴 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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