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새끼 고양이들의 놀이터, 에어컨 실외기!

고양이가좋아/우리 아파트 고양이

by 산삐아노 2019. 5. 1. 13:46

본문

지난 화요일(4/23), 집으로 돌아오던 중에 고양이를 발견했다. 

우리 아파트에서 살고 있는 줄무늬 고양이였다. 

동네 아주머니로부터 이 고양이는 중성화수술을 받지 않아 새끼를 낳았다는 이야기를 들었던 참이었다.

그런데 왜 실외기 앞에 있을까?하고 가다말고 살펴보니...

에어컨 실외기 안에 뭔가 꼬물거린다.

놀랍게도 실외기 안에 새끼 고양이가 있었다!

그리고 또 다른 새끼 고양이가 실외기 안을 들여다 본다.

새끼 고양이가 실외기 안을 들여다 보는 동안 어미 고양이는 새끼 고양이를 보살핀다.

나는 이 새끼 고양이들이 걱정스러웠다. 

실외기 주인이 에어컨을 사용하면 새끼 고양이도 다치거나 죽을 수도 있을테고,

실외기도 망가질 것이 뻔하고...

그 주인은 또 얼마나 놀랄까!!

어쨌거나 새끼 고양이들은 실외기를 자신들의 장난감이자 놀이터로 삼은 듯하다.

새끼 고양이들 너무 귀엽다.ㅠㅠ

어미 고양이도 태어난 지 채 1년이 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는데, 

새끼 고양이들 둘의 어미가 되었다니!

새끼 고양이 한 마리는 다른 곳으로 이동하고, 

또 다른 새끼 고양이는 실외기 안에서 나오려하질 않는다. 

최근 아파트에서 길고양이 안내문이 붙을 정도로 고양이들을 불편해하는 일이 늘어나는 판에 

이 실외기 일로 고양이들도 캣맘도 더 미움을 받을 수 있을 것 같아 마음이 무겁다. 

내 마음이 어떻건, 새끼 고양이들은 즐겁고, 

어미 고양이는 새끼 고양이를 주의하면서 지켜보기만 할 뿐이다.


나는 결국 이 실외기 주인이 사는 아파트 초인종을 눌렀다.

현재 실외기 상황에 대해서 알렸다. 

그리고 필요한 조치를 취해서 고양이가 다치는 일도, 실외기가 더 망가지는 일도 없길 바랬다. 

처음에 주인 아주머니는 나를 경계의 눈초리로 보았지만, 

전후 사정을 이해한 후 '고맙다'고 인사를 했다. 


(2019.4.27.)

그리고 4일 후. 지나가다가 귀여운 새끼 고양이들을 다시 만났다. 

그리고 실외기도 살펴보았다. 

실외기 구멍난 부분을 끈으로 잘 묶어두었다. 


주인은 실외기를 돌리고 있었다. 

나름의 조치를 취한 셈이다. 

다행이다. 

새끼 고양이들이 이제 실외기를 놀이터 삼지 않겠지. 

이제 새끼 고양이들은 화단의 자란 식물들 사이로 뛰어다니며 놀고 있었다. 

그래, 그렇게 뛰어놀아라~

혹시 무서운 할머니가 나타나서 화단 망친다고 소리 지를 수는 있겠지만...위험하지는 않으니까.

그리고 너무 미움받지 않고 건강하게 자랐으면 좋겠다...


아무래도 덜 미움받으려면 어미고양이와 새끼고양이들 모두 중성화수술을 받아야 할텐데..하고 잠시 생각해 보았다. 


실외기 주인에게도 고마움이 느껴졌다. 

길고양이를 내쫓는 쪽으로 일을 해결하지 않고 망가진 실외기를 적당히 수리하는 정도에서 고양이와 공존하는 법을 모색하는 것이.

어디든 지혜롭고 너그러운 사람은 있다. 



관련글 더보기

댓글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