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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야베 미유키 [사라진 왕국의 성], 신비한 그림 속 여자 아이

즐거운책벌레/소설

by 산삐아노 2019. 4. 16. 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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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제목 때문에 그동안 빌리고 싶지 않았다. 글쎄... '왕국'이란 단어 때문이었을까?

미야베 미유키의 소설을 계속 읽다 보니, 그동안 손에 잡히지 않던 소설까지 차례로 읽게 된다. 


미야베 미유키의 [사라진 왕국의 성]은 2015년에 일본에서 출간된 소설로, 우리나라에서는 2016년 북스피어에서 2016년에 번역출간된 책이다. 

따라서 미야베 미유키의 50대 작품으로 그리 오래된 책은 아니다. 


막상 읽고 보니, 그 어떤 소설보다 흥미진진한 책이다. 

최근에 읽었던 미야베 미유키 초기작품보다 더 상상력이 넘치는 이 작품이 나는 마음에 든다. 


이야기는 중학교 3학년생인 신이 부모님 심부름으로 여행에 들렀다 줍게 된 그림에서 출발한다. 

이 그림은 다른 세계로 인도하는 신기한 그림이다. 

다른 세계로 이어주는 통로로서의 그림은 상상 소설에 보면 흔히 등장하는 소재다.

하지만 이 소재는 매 번 등장해도 질리지 않는다. 


"조용함에 둘러싸여 고성을 에워싼 숲의 나무들의 술렁거림을 듣는다. 그러지 않으면 그림 속 세계에 접속할 수 없다."

('탑속의 공주님' 중에서)


어쨌거나 신비한 그림에 자신의 분신을 그려넣고 손을 대면 그 세계로 들어갈 수 있다.

그림 속 세계에서는 그려넣은 나의 아바타가 활동한다.

어쩌면 가상 세계속의 아바타로 게임을 하는 것과 비슷한 느낌이 든다. 

이 그림 속에는 성이 등장하는데, 신은 그 성 속에 갇힌 어린 여자아이를 발견한다.

그는 이 여자아이를 구출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하게 된다.


 그런데 그림 속을 들어갔다 나올 때마다 에너지가 소진된다. 건강도 나빠진다. 점차 죽음에 가까워진다.

도대체 그 그림 속 세계는 어떤 세상일까?

그리고 그 그림 속 아이는 누구일까?


이야기는 궁금함을 더한다.

그리고 그 궁금함을 파헤쳐나가는 사람들은 신과 더불어 같은 학년의 시로타, 그리고 만화가 어시인 파쿠씨다.

신은 픽션을 좋아하지 않는 행복한 소년이지만, 

시로타는 학교에서 왕따이고 집에서는 학대받는 불행한 소녀이며, 

파쿠씨 역시 어머니와 관련한 죄의식에 시달리고 만화가의 꿈을 이루지 못한 채 어시로 살아가는, 행복한 사람은 아니다.


이 사람들은 그림 속 아이가 현실세계에서 10년전 행방불명된 아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이 아이는 불행한 현실을 도피해 그림 속 세계에 머문 것이다.


"현실에서 도망치고 싶은 마음이 강한 때일수록 그림 속으로 깊이 들어가게 돼."

('성주' 중에서)

더 자세한 이야기는 직접 소설을 읽는 재미를 위해 적지 않기로 한다.


이야기는 과거를 바꾸어 현재를 바꿀 가능성에 대해서도 보여준다. 

사람은 누구나 시간여행을 할 수 있는데, 그것은 인간이 죽을 때라는 생각. 


"인간은 죽을 때 말이지"하고 시로타가 말했다. 

"자신의 인생이 주마등처럼 지나가는 것을 전부, 빠짐없이, 똑똑히 보게 된대.

그건 시간을 거슬러 올라간다는 거지."

('성주' 중에서)


미야베 미유키는 나이가 들어갈수록 상상력이 넘치는 작품을 더 쏟아내는 듯하다.

그의 필력은 나이와 더불어 더 성장하는 것 같아 놀랍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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