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에서 빌린 미야베 미유키의 [스나크 사냥]이라는 책은 너덜너덜 형편없는 꼴을 하고 있었다.
북스피어에서 2007년 번역출간했으니 벌써 10년도 넘은 책라는 점에서 이해할 만도 하다.
그 만큼 인기있는 책이라는 뜻이겠지.
그런데 이 책은 일본에서 1992년에 출간된 책으로 벌써 25살을 훌쩍 넘은 책이다.
미야베 미유키의 30대 초반의 작품으로 그녀의 초창기 작품이라고 보면 된다.
'스나크 사냥'이란 제목이 생소해서 선뜻 책에 손이 가지 않았다.
알고 보니, 이 제목은 루이스 캐럴의 작품집에서 가져온 것이었다.
스나크는 환상의 괴물인데, 이 괴물을 잡는 자는 사라져 버린다고 한다.
[스나크 사냥]이라는 책이 괴물을 뒤쫓다 괴물이 되어 버리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고 보면 된다.
자신의 아내와 딸을 죽인 젊은 남녀를 시험하고 그 중 오오이 요시히코를 죽이려했던 오리구치,
자신을 배신한 남자의 결혼식을 총을 들고 찾아간 게이코,
그 사실을 알고 게이코를 죽이려 했던 전 남친...
이들은 모두 괴물을 죽이려하다가 괴물이 된 사람들이다.
이들은 괴물을 쫓기 전의 자신으로 돌아가지 못한다.
그런 점에서 이들은 사라져 버린 것인지도 모른다.
소설은 아주 긴박하게 전개되고 책을 손에서 놓을 수 없게 만든다.
바쁜 와중에 손에 든 책이었는데, 일을 하는 짬짬이 이 책을 읽는 즐거움 무척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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