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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야베 미유키 [비탄의 문2] 보이지 않는 것을 보는 어둠의 눈

즐거운책벌레/소설

by 산삐아노 2019. 2. 1.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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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내 [비탄의 문]2권이 내 손에 들어왔고 단숨에 읽기를 끝냈다. 

다음 차례를 기다리는 사람들을 위해서라도 빨리 읽어주는 것이 예의 아닐까 싶다.


[비탄의 문]1권에서 고타로라는 대학생이 상상의 인물 가라로부터 어둠의 눈을 얻는 것에서 끝이 났다. 

고타로는 소원대로 야마시다 사장의 살인범을 찾아내고 그 살인범을 가라에게 넘긴다. 

이로서  '발가락 빌' 연쇄살인사건으로 간주된 5건 가운데 마지막 사건은 연쇄살인사건이 아니라는 것이 밝혀진다. 

결국 5건 모두 다른 사람들이 제각기 벌인 살인사건임이 밝혀지고, 

고타로는 그 중 또 다른 살인범 하나를 가라에게 바친다. 

그리고 범인이 자수한 건, 범인이 자살한 건, 형사가 해결한 건. 

'발가락빌'의 연쇄살인사건은 존재하지 않았다가 결론. 

사냥을 끝낸 고타로는 어둠의 눈을 가라에게 반납한다. 


하지만 또  다른 축의 이야기, 여동생 친구인 미카와 관련되는 사건이 벌어지고...

고타로는 어둠의 눈을 포기하지 못하고 괴물이 되어 가라를 뒤따르기에 이른다...


그리고 이름없는 땅에서 벌어지는 일들.


책을 덮었을 때 [비탄의 문]은 미야베 미유키의 다른 책에 비해 만족스러운 책은 아니었다. 

상상의 존재들이 등장하고 그 존재들이 현실세계와 맞물리고 상상의 세계가 펼쳐지고...

기대한 것만큼 흥미롭지는 않았다. 

무엇보다 가라와 관련한 부분이 좀 충분치 못하다는 생각. 


어쨌거나 상상과 추리를 연결시켜본 시도는 흥미로왔다.


2. 고타로가 얻은 어둠의 눈. 그 눈이 보는 각각의 인간들의 숨겨진 면모들. 

그것을 미야베 미유키는 말의 집적체라고 표현했다. 

어쨌거나 우리가 말하지 않고 우리 속에 감춰둔 것을 고타로가 보게 되었을 때 받은 충격, 놀라움.

자신이 알고 있는 사람이 아니라는 것. 


개개인이 자신의 일부만 겉으로 노출하는데, 

그 모든 것을 우리가 보고 알게 되었을 때 얼마나 놀라게 될지를 작가가 소설 속에 그려본 대목은 흥미롭다. 


3. "갈망이 인간을 '인간'답게 만든다. 과거의 경험과 사고라는 말의 집적체가 담긴 자루가 아니라, 의지와 의도를 지닌 생물로 만든다."(4장 사냥 중에서)

전직 형상인 쓰즈키는 가라로부터 자신의 갈망을 되찾아 온다. 


"소망, 갈망, 욕망, 분노, 질투, 복수. 그런 감정에 떠밀려 인간의 일상보다 이 영역에 퍼져 있는 이야기를 중시하고, 그것을 이루려고 하는 삶-"

(4장 사냥 중에서)

자신의 삶을 살지 않고 이야기에 살려다가 범하는 잘못이 이야기의 죄.

이 죄를 지은 자는 이름 없는 땅에서 죄업의 대륜을 돌리는 존재, 무명승이 된다고.

고타로도 쓰즈키도 이해하지 못하는 이 이야기, 나 역시도 이해가 안 되네. 

일상을 꾸릴 수 없을 만큼 강렬한 감정에 사로잡힌 존재라고 해야 할까?


미야베 미유키는 인간에게 감정을 배제하면 인간일 수 없지만 너무 과도한 감정은 인간의 삶을 파괴시킨다는 메시지를 담고 싶었던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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