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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야베 미유키 [고구레 사진관]하, 고구레 할아버지 유령

즐거운책벌레/소설

by 산삐아노 2018. 7. 18. 0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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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로, 이 책은 얼마나 많은 사람이 빌려읽었던 걸까?

참으로 낡아서 고구레 사진관이라는, 이야기 속 배경인 낡은 건물과 무척 어울린다는 생각마저도 든다. 


고구레 사진관 하권은 상권과 마찬가지로 두 가지 이야기가 담겨 있다.

첫번째 이야기는 '갈매기의 이름'.

이 이야기 속 이상한 사진은 개방학교 '세잎회'를 다니는 초등학교 6학년생인 마키타 쇼가 찍은 것.

생일 케잌을 두고 아이들 일곱명이 찍힌 사진인데, 위에 봉제인형 갈매기가 날고 있다. 

이 사진은 우수한 학생이고 학교에서 문제도 없었던 마키타 쇼가 학교에 가길 거부한 마음을 표현한 것이다. 

'갈매기의 이름'은 독립영화의 제목이고 그 속에 사진 속 문제의 갈매기가 등장한다. 

결국 마키타 쇼가 저항하고자 한 것은 부모와 관련된다. 

억압적인 아버지와 억압받는 어머니.


이 이야기 속에는 유령이야기도 나오는데, 바로 고구레 할아버지 유령.

에이이치 집에 들어온 강도가 보고 놀라서 혼비백산했다는 고구레 할아버지 유령이다. 


유령은 없을 것이다에 마음이 기울지만, 때로는 유령이 있으면 우리 삶이 더 풍부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해본다. 

그래서 재미난 이야기에 유령이 한 몫하는 것이 아닐까 싶다. 


두번째 이야기는 철로의 봄.

이 이야기 속에는 이상한 사진이 등장하는 것은 아니지만 역시나 사진은 등장한다. 

고구레 할아버지 사진, 그리고 에이이치의 할아버지 영정사진.


이번 편은 에이이치의 첫사랑이야기, 집안 이야기가 나온다. 

특히 에이이치의 귀여운 남동생 피카짱과 ST부동산의 직원인 가키모토 준코란 두 인물 중심으로 이야기가 펼쳐진다. 

피카짱과 관련해서 죽은 여동생 후코짱과 관련한 이야기, 가키모토 준코와 관련해서는 그녀의 가족이야기가 나온다.   


미야베 미유키 소설이 그렇듯, 그 속의 다양한 인물들이 살아 숨쉰다.

그 인물들은 다른 인물들과 서로 뒤얽혀 있고 고통, 즐거움 등 다양한 감정들을 가지고 인생을 꾸려나간다.

마치 이들이 살아 있는 듯하다.


결국 [고구레 사진관]은 에이이치라는 청소년이 고1에서 고3까지 성장해나가는 과정에서 겪고 느낀 주변의 일들을 그린 것으로 보면 된다. 

에이이치는 좀더 주변에 관심이 많은 청소년이라고 해야 할까?

아니면 관심을 유도하는 일들이 많이 벌어진다고 할까?


이렇게 무더위가 연일 계속되는 동안에도 마음이 따뜻해지는 이야기를 읽는 것은 나쁘지 않다. 

비록 땀을 식혀주지는 않지만.


메모>덴코 아버지의 말.

"장례식이란 고인의 삶의 방식과는 전혀 관계가 없어. 남은 인간들의 본성을 까발리는 장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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