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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야베 미유키 [고구레 사진관]상, 염사에 대한 상상

즐거운책벌레/소설

by 산삐아노 2018. 7. 16.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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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가 점차 무더워지고 무더위가 매일 이어지니까, 일이 하기가 싫다. 

그래서 자꾸 미야베 미유키에 의지하게 된다. 

이번에는 도서관에서 [고구레 사진관]을 빌려왔다. 

이 소설은 2010년에 일본에서 상하권으로 출간되었고, 우리나라에서는 다음해 '네오픽션'이라는 출판사에서 상하권으로 출간되었다. 


추리를 해나가는 주인공은 고등학교 청소년 에이이치, 일명 하나짱, 그리고 그의 친구들 덴코와 탄빵이 도와준다. 

조력자로는 다소 이해하기 어려운 부동산중개업자인 사장과 그의 여직원인 가키모토도 있다.


이번 책은 청소년들이 읽으면 즐거울 것 같다. 

추리를 해나가는 주체도 청소년이고, 게다가 심령사진이니 염사(마음 속에 떠올린 영상을 필름에 인화시키는 것 )니 하는 소재들이 흥미진진하고 상상력을 자극하니까.


고구레 사진관이란 제목은 이 이야기의 주인공인 에이이치의 가족들이 새로 이사간 곳이 고구레사진관 건물이라는 데서 나온 것이다. 

에이이치 가족은 사진관 건물을 보통 주거로 이용하지만, 이 가족이 이사오기 전 그곳에 살던 80대 할아버지는 고구레 사진관을 경영하고 있었다. 

사진관 건물을 가정집으로 사용한다는 작가의 상상력이 재미나다. 


공간이 그러다 보니 소재도 사진, 아니 기괴한 사진이다. 

이상한 사진들에 얽힌 이야기를 더듬어나가는 것이 전체 틀이다. 


고구레 사진관 상권에서는 두 가지 이야기가 나온다.

한 소녀가 벼룩시장에서 산 노트 속에 끼어 있던 사진, 여자 배구부 선수가 진상을 의뢰한 사진 두 장을 중심으로 두 가지 이야기가 펼쳐진다. 


첫번째 이야기, '고구레 사진관'.

첫번째 사진은 객실에서 남녀여섯사람의 기념사진인데 그사진 속에 이해할 수 없는, 울고 있는 여자의 얼굴이 더해져 있다.

울고 있는 여성은 리에코. 과거현실의 단편. 

남편의 가정과 같은 종교를 공유할 수 없었던 여성 리에코가 결국 종교 때문에 남편과 이혼하게 된다.


두   번째 이야기, 세계의 툇마루

두번째 사진은 탁자를 둘러싼 네 사람 이외에 뒤쪽 툇마루에 그 네 사람 가운데 가와이 가족이 한 번 더 찍혀 있다. 

앞쪽 네 사람은 웃고 있는데, 뒤쪽 세 사람은 울고 있다. 

사진을 찍은 사람은 아다치, 그와 결혼하기로 했던 가와이 기미에. 하지만 둘은 결혼하지 못하고 끝이 난다. 

기미에는 아다치과 전 여친 때문에 헤어졌다고 믿지만, 

사실은 아다치가 의도하지는 않았지만 기미에 아버지의 2대째 이어온 사업을 망하게 하고 게다가 그 일로 인해 실직까지 하게 되자 

거짓이지만 엣 여친을 핑계로 대며 기미에와의 결혼을 접는다. 


고등학생 수준에서 접근하는 소소한 이야기이니까, [이유], [모방범]과 같은 스케일은 아니다.  


메모1>

감기에 걸린 피카짱에게 '복숭아 통조림'을 생각하는 에이이치 어머니.

일본사람들은 왜 감기에 '복숭아' 통조림을 생각하는 걸까?

프랑스에서 사람들은 레몬즈과 꿀(이나 설탕)을 탄 물을 권했던 것이 생각난다. 

할머니는 어렸을 때 감기 걸린 내게 설탕물을 줬던 기억이 난다.  

아무튼 감기걸린 피카짱은 탄빵 집의 식혜를 먹고 싶다고 한다. 

아...식혜... 올겨울에는 식혜를 준비해봐야겠다. 

지금은 푹푹 찌는 여름이니 식혜보다는 수박이 생각나고.


메모2> 

"과학은 과학대로 존중하고 그 혜택을 입으면서도 인간은 사진이라는 기록매체에 '유령'이 찍히는 일이 있다고 믿고 싶어 하는 것이다. 

부분적인 사고정지다. 

그 크기나 감도는 제각각이지만 인간은 누구나 이런 사고 정지 스위치를 가지고 있다. 

평생동안 안 누르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뭔가 구체적인 '증거'를 보여주면 곧바로 눌러버리는 사람도 있다.

그것은 아마도 그 스위치가 지금으로써는 유일하게 일상 속에서 사후 세계의 실재를 믿는 것과 깊게 연관되어 있기 때문이 아닐까?

죽음 이퀄 무가 아니라는 것에 대한 믿음, 아니, 기대라고 하는 게 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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