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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야베 미유키 원작의 [화차], 타인이 되려 했던 여자의살해와 자살

볼영화는많다/원작

by 산삐아노 2018. 5. 6. 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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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차(2012)]를 보았던 친구가 내게 그 영화를 권한 것이 벌써 오래 전이다. 

이 영화를 무료로 볼 기회도 여러 번 있었는데도 제목때문이었을까, 아니면 주연배우들때문이었을까, 볼 마음이 생기질 않았다.

그러다 너무나 무료했던 어느날, 내게 이 영화를 볼 기회가 다시 왔다. 

그 기회를 덥썩 잡았던 까닭은 바로 이 영화의 원작이 '미야베 미유키'의 것임을 알았기 때문이었다.

미야베 미유키의 시대소설에 빠져 지난 가을을 보내고 난 다음, 난 그녀의 현대 추리소설물을 차례로 가끔씩 읽어나가는 중이다. 

아직 [화차]를 읽지는 못했다. 

그래도 영화부터 보자, 싶었다. 


변영주 감독에 대해서는 위안부 할머니에 대한 다큐 '낮은 목소리'를 찍은 감독이라는 것 정도만 알고 있을 뿐, 그녀의 작품에 대해서도 잘 모른다. 

이선균이란 배우와 김민희라는 배우에 대한 그다지 호감이 없다. 어쩌면 주연배우에 대한 호감이 있었다면 벌써 이 영화를 보았을지도 모르겠다. 

오직 미야베 미유키라는 원작자에 대한 호감 때문에 영화를 보기 시작했고, 그런 내 판단은 옳았다 싶다. 


영화 속의 차경선이란 인물은 미야베 미유키 추리소설의 등장인물다운 인물이다. 

미야베 미유키는 범인들조차 단순히 나쁜 놈으로 표현하지 않고 다층적으로 그린다. 

범죄를 벌이는 사람들의 복잡한 스토리, 내면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잔혹한 살인범을 동정하도록 만들기까지 한다.

(어쩌면 우리가 잊고 있는 사실, 범인들의 범죄가 단순히 그 개인의 동기에서 양산되는 것이 아니라 사회, 가족 등의 배경과 결부되어 있다는 것

-물론 사이코패스는 제외한다고 하더라도-을 깨닫게 만드는 점이 있다.)

그녀가 만들어내는 인물들은 흥미롭고 매력적이다. 이런 인물들이 그녀의 소설을 흥미롭게 만든다고 난 생각한다. 


영화 속 차경선이야말로 전형적인 미야베 미유키 인물이라고 생각된다.

차경선이 왜 강선영을 죽이고 강선영으로 살려고 했는지, 

강선영으로 살기 힘들게 되자 또 다시 다른 인물 임정혜가 되고 싶었는지,

임정혜도 되기 힘들게 되자 스스로 목숨을 끊는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는지, 

영화는 우리를 차경선이란 불행한 인물을 이해하도록 이끌고 간다. 

끔찍한 살인범 차경선을 욕하고 저주하기에 앞서 안타까워하고 마음아파할 수 있다.  


김민희라는 배우는 그 인물을 멋지게 소화해냈다. 박수를 보내고 싶다. 매력있는 배우라는 생각이 든다. 

뿐만 아니라 차경선을 잘 알지도 못한 채 사랑하는 남자 역할을 맡은 이 선균도 제 역할을 잘 해냈다고 본다.

결국 변영주 감독은 주연배우들을 제대로 잘 선택했다. 

그리고 영화를 잘 만들었다. 


결국 난 잘 만든 영화를 보았다.


영화를 다 보고 난 다음, 난 다음 번에는 미야베 미유키의 [화차]를 읽어봐야겠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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