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릴 스트립은 탁월한 배우라서 좋다.
현재 60대 중반이지만 영화배우로서의 활동은 여전히 왕성한 듯.
지금껏 출연한 영화도 엄청 많지만,
사실 내가 본 영화는 그리 많지 않다.
작년 연말 판타지 뮤지컬<숲속으로 (2014)>를 보러가려고 했었지만
대중적 평가가 너무 나빠서 보는 걸 포기했다.
하지만 기자들의 평가는 괜찮았던 것으로 보아 한 번쯤은 인터넷에서 보고 싶기는 하다.
그래서 메릴 스트립이 출연한 영화로 가장 최근에 본 영화는 <호프 스프링즈>.
이 영화에서 메릴 스트립은 결혼생활을 31년간 해 온 평범한 주부, 케이로 나온다.
케이는 남편 아놀드와 각 방 생활을 오랫동안 계속해왔다.
아이들이 다 자라고 나이가 들어 이제 미래도 없어 보이는 시점에
남편과 진정으로 행복하게 살지 못한다는, 사랑이 없다는 생각에
원하지 않는 남편을 억지로 동원해서 상담을 받으러 먼 여행을 떠난다는 이야기다.
이 영화 속에서도 메릴 스트립의 연기는 탁월하다.
가정생활에 최선을 다하면 오직 남편의 사랑을 원하는 아내라는 인물을
마치 그 인물처럼 연기해내는 것이다.
상대역인 토미 리 존스의 자연스런 연기까지 더해져서
영화는 두 명의 노련하고 원숙한 연기자들 덕분에
다큐 속의 진짜 부부를 보는 듯 영화에 빠져들 수 있다.
그리고 기억을 더듬어 보면...
참으로 비극적인 이야기 때문에 이 영화가 준 인상이 너무나 강렬했다.
1982년도 작품인 이 영화를 본 것은 영화가 나온 지 한참 시간이 흐른 뒤였다.
이 영화를 본 지 너무 오래되서 세세한 대목까지는 기억하지 못한다.
하지만 아프리카의 풍경과 모짜르트의 음악이 아름다웠다는 것은 기억할 수 있다.
버지니아 울프의 <댈러웨이 부인>은 읽지 못했지만, 버지니아 울프를 좋아해서 이 영화도 흥미롭게 보았던 것 같다. <댈러웨이 부인>을 놓고 다른 시대를 사는 세 여성의 이야기를 풀어 놓는 방법도 흥미롭고, 배우들도 화려하고.
상담사일 때, 엄마일 때 각각 다른 입장과 태도를 보이면서 분열을 겪는 역할을 훌륭하게 소화해내는 메릴 스트립.
역시 그녀다 싶었다.
사실 이 영화에서는 메릴 스트립보다 앤 해서웨이가 더 또렷이 기억난다.
뮤지컬 맘마미아는 본 적이 없어 비교할 수는 없지만 영화상으로도 충분히 즐길 수 있었던 것 같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이 영화를 그리 좋아하지는 않았다.
메릴 스트립이 출현했던 영화들 가운데 지금껏 내가 본 영화는 충분히 흥미로왔고 그녀의 연기력이 돋보였다는 공통점이 있다.
생각해 보면 뮤지컬 영화 <숲속으로 >를 보지 못한 것이 좀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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