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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야의 유령] 18세기후반에서 19세기초 격동하는 스페인의 두 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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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산삐아노 2017. 6. 18.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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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로스 포만 체코 감독의 영화 [고야의 유령]은 무엇보다 시나리오가 돋보인다. 

스페인 낭만주의 화가로 평가받고 있는 프란시스코 고야(1846-1828)가 이 영화의 관찰자로 나온다. 

고야가 살던 시절 가운데 18세기 후반에서 19세기 초의 스페인은 격동의 시대였다.

프랑스 왕의 사촌이 왕으로 있고 종교재판소가 다시 부활한 시절, 프랑스 나폴레옹 군이 점령한 시절, 다시 영국군이 점령한 시절로 이어진다.

이런 격동의 시절에 고야는 목숨을 잃지 않고 피해가며 극적인 상황들을 기록한다.


영화는 고야의 관찰적 시선 속에서 로렌조와 이네스를 주목한다. 

이네스는 고야의 작품 속에 천사로 등장한 여성으로 스페인 부자상인의 외동딸이었다. 

그리고 로렌조는  스페인 카톨릭 신부였다. 

로렌조는 고야에게 자신의 초상화를 의뢰한 사람이자 종교재판소를 부활시킨 장본인이다. 

이네스는 새로이 부활된 종교재판소의 희생양이 된다. 혹독한 고문으로 유대교도라고 고백함으로써 15년동안 프랑스군이 스페인을 점령할 때까지 지하감옥에 갇혀 지낸다.

고야에게 초상화를 의뢰한 로렌조에게 이네스 아버지는 고야를 매개로 해서 딸의 석방을 부탁하지만

로렌조는 석방에 협조하지 않고 신부라는 지위를 이용해서 감옥에 갇힌 이네스를 겁탈한다.

로렌조는 이네스 아버지가 주도한 강압적 상황 속에서 자신이 다윈주의자라고 고백하는 서류에 서명하고 그 서류로 인해 스페인 카톨릭에서 퇴출당하면 쫓기는 신세가 되어 프랑스로 도주한다.  이 과정에서 고야가 그린 로렌조의 그림은 불살라진다.


프랑스 혁명군과 한 편이 된 로렌조는 스페인에 다시 돌아왔을 때는 카톨릭의 심판자가 된다.

한편 프랑스 혁명군 덕분에 지하감옥에서 풀려난 이네스는 고야를 찾아오며 자신이 아이를 낳았고 그 아이를 찾고 싶으니 도와달라 부탁한다.

고야는 로렌조에게 부탁하지만 로렌조는 자신의 과거를 숨기기 위해 이네스를 다시 정신병원에 가둔다.

알고보니 로렌조와 이네스 사이의 아이 알리시아는 태어나자마자 수녀원에 보내지고 11살에 도주해서 매춘굴에서 살아간다.


고야는 우연한 기회에 알리시아의 존재를 알게 되고 로렌조에게 알리시아와 이네스를 만날 수 있도록 부탁했지만

로렌조는 알리시아를 강제로 미국으로 송환하기로 한다. 


프랑스군이 영국군에게 쫓겨 달아나는 과정에서 로렌조는 체포되어 사형에 처해지고

알리시아는 잡혀가다 풀려나며

이네스는 프랑스군이 매춘굴 소탕을 벌인 소동 속에서 아기를 줍는다. 

주운 아기를 안고 이네스는 사형에 처해진 로렌조의 시신을 실은 수레를 따라간다. 

그 주변을 아이들이 에워싸 쫓아가고 

그 뒤로 고야가 따라가면서 영화는 막을 내린다. 


로렌조와 이네스의 파란만장한 인생은 당시 사회상황 속에서 살아가야 했던 두 개인의 삶이다.

어디까지가 실제 이야기고 어디까지가 각색인지 잘 모르겠지만, 

이 두 사람이 삶 속에서 만나고 헤어지고 만나는 이야기가 흥미롭다. 


그리고 고야는 이네스를 모델로 만나고 그녀를 돕기 위해 노력하지만 아무런 결실을 거두지 못하고

로렌조는 이네스의 인생의 악한 인연이지만 이네스는 자기 인생의 유일한 남자로 정신을 잃은 상태에서도 그를 따른다.


영화 속에서 이네스와 이네스의 딸 알리시아 역할을 맡은 나탈리 포트만.

망가진 이네스의 모습과 호랑이같이 역동적인 알리시아의 역할을 잘 소화해낸다.

나탈리 포트만을 1인 2역의 배우로 선택한 것은 잘한 선택으로 보인다.

나탈리 포트만의 강한 이미지와 천사와 같은 미모는 이네스와 알리시아를 소화내기에 무리가 없다. 


영화를 보는 동안 마드리드 프라도 미술관에서 보았던 고야, 보슈, 벨라스케스의 그림들을 떠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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