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테레즈 라캥] 살인과 불륜을 다룬 에밀 졸라 소설의 영상화

볼영화는많다/원작

by 산삐아노 2017. 6. 9. 14:08

본문

2013년 찰리 스트레이턴 감독의 작품인 [테레즈 라캥]을 본 이유는 순전히 에밀 졸라의 Thérèse Raquin을 각색했기 때문이었다.

에밀 졸라는 이 작품을 1867년에 출판했는데 당시 중편 소설이었고 

이 소설이 세상에 나오자 살인과 불륜을 소재로 했다는 이유로 센세이션한 반응을 불러 일으켰다고 한다. 

성경에서 금지하는 두 가지, 살인과 불륜을 소설이 정면으로 다루었다는 것이 카톨릭 국가에서 충분히 말거리가 될 수 있었을 것이다. 

나는 이 중편 소설을 읽지는 못했기에 영화의 내용과 소설의 내용이 얼마나 어떻게 다른지는 알지 못한다.

아무튼, 영화의 원제는 [In Secret]다. 

그리고 이 영화는 프랑스에서 만든 것이 아니라 미국에서 만든 것이라는 사실에 조금 아쉬운 감이 있었다.

등장인물들이 모두 영어를 사용한다는 것이 프랑스 배경에 어색하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에밀 졸라 당시에 이 소설이 연극으로 상연되었다고 한다. 

사생아로 태어난 테레즈는 아버지가 아프리카로 떠남으로써 아버지의 여형제에게 맡겨지고

아버지는 매달 양육비를 보낸다. 

고모는 천식으로 고생하는 아들 카미유를 데리고 사는데 

테레즈랑 살게 되면서 카미유의 시중은 테레즈로 하여금 들게 하고

테레즈를 그의 수호천사로 생각한다. 

아버지가 아프리카에서 사망했다는 소식을 접하면서

고모는 테레즈의 상속금을 취할 겸 테레즈를 카미유와 결혼시키고 파리로 이사한다.

카미유는 파리에서 사무직원으로 일자리를 구하고

고모는 가게를 연다.

테레즈는 원치 않는 결혼을 하고 희망 없는 삶을 사는 중에

집을 방문한 카미유의 직장 동료이자 카미유의 어린시절 친구인 로랑과 사랑에 빠진다. 

그리고 점심때 마다 테레즈를 찾아오는 로랑과 테레즈는  불륜을 저지른다. 

그 누구보다 테레즈를 사랑하는 남편 카미유를 로랑와 테레즈는 공모해서 보트전복사고를 위장해 카미유를 죽인다.

주변 사람들은 남편의 사망 후 테레즈가 우울증에 시달린다며 카미유의 가장 가까운 친구 로랑과 테레즈의 결혼을 권유한다. 

결국 둘은 결혼하고 고모의 사망 후에 가게와 현금을 물려받기로 한다. 


고모는 아들을 잃은 후, 상심하다가 뇌졸증으로 반신불수, 언어장애를 겪어 독립성을 상실한 채 테레즈에 의지해서 산다. 

고모는 테레즈와 로랑이 다투는 중에 카미유를 살해했음을  발설한 것을 듣고 충격을 받는다. 

하지만 말을 할 수 없어 그들의 살인행각을 외부에 알릴 길이 없고

고모가 살인사실을 알게 되었음에 두 사람은 죄책감과 불안감에 시달린다. 

고모는 어렵게 글로 두 사람의 살인사실을 외부에 알리게 되고, 

결국 두 사람은 자살을 선택한다. 


스토리를 보면, 에밀 졸라는 테레즈와 로망을 안면수심의 악인으로 그리려하지는 않았던 것 같다.

19세기 중엽, 우리나라로 치면 조선시대인데 권선징악을 다룬 우리 당시 소설과 비교해서 에밀 졸라는 훨씬 더 인간의 심성을 잘 파헤쳐 다루었던 것으로 보인다.

어린 시절부터 불행한 삶을 살았던 테레즈에게 로랑의 만남은 욕망의 분출, 삶의 희망이 되었고

예술적 감수성이 넘치는 로랑에게 테레즈는 친구를 배반하고 불륜을 저지르고 친구를 죽이는 살인까지도 불사하게 되는 사랑의 대상이 된다.

하지만 사람을 죽이고도 두 사람의 사랑이 유지될 수는 없음을 보여준다.

테레즈는 로랑에게 까미유가 살아 있는 동안까지만 그를 사랑했다고 고백하는 장면이 그렇다.

결국 테레즈는 고모에게 용서를 구하고 죄책감과 불안감에 시달리는 두 사람은 동반자살 이외의 다른 선택은 없었다.

그리고 고모 역시 천사같은 인물은 아니다. 테레즈를 이용해서 자기 욕심을 채웠던 인물이다. 

고모의 삶도 비극적이긴 마찬가지다. 


오늘날 에밀 졸라의 테레즈 라깽이 특별한 것도 없는 불륜 이야기지만 당시를 생각하고 보면 놀라운 이야기임에 틀림없다.

프랑스의 19세기 풍경도 즐길 수 있는 영화는 나름 흥미롭다.


<사족>

위 영상은 라깽 식구들이 살던 집의 고양이를 담았다.

테레즈는 고양이를 핑계대면서 점심때마다 로랑과 불륜을 저지른다.

어쨌거나 고양이가 귀여워서. 

관련글 더보기

댓글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