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삐아노의 꿈놀이터 :: 새잡이에 나선 고양이(하천가에서)

산책가를 산책하다가 고양이를 만났다.

고양이는 꼼짝도 하지 않고 뭔가를 응시하고 있었다.

고양이의 시선을 따라가 보니 그 끝에는 멧비둘기가 한 마리 앉아 있었다.

비둘기는 고양이의 시선을 전혀 느끼지 못하는 것만 같았다.

사진 속 왼편에 보이는 새가 바로 멧비둘기.

고양이는 최대한 소리를 내지 않고 몸을 낮추고 조심스럽게 천천히 움직이면서 새를 향해 한 걸음씩 다가가고 있었다.

그러다 상당히 거리가 좁혀졌을 때였다.

새는 어느새 알아차리고 푸드득 날아가버렸다.

고양이는 딴전을 피운다.

언제 새를 쫓았느냐는 듯.

내가 고양이를 계속 바라보고 있으니까 내게 잠시 시선을 주는 고양이.

사실 난 하천을 걸으면서 계속 새 깃털을 줍기 위해 집중했다.

털갈이 시기도 아니니 새깃털을 줍기는 하루에 별따기 만큼 어려운 일은 아니지만 쉬운 일도 아니었다.

그래서 고양이 손이 필요하다 생각했다.

고양이가 새를 향해 손을 뻗어 깃털을 낚아채면 그때 떨어진 깃털을 주우면 되지 않겠냐는 생각에.

그 생각이 통했는지 고양이가 정말로 나타나서 반가웠다.

어쩌면 멧비둘기 깃털을 얻을 수 있을지 몰라 하면서 한참을 기다렸다.

하지만 고양이가 허탕을 치는 바람에 깃털구할 기회는 사라졌고 나는 다시 산책을 계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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