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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네 늙어 봤나 나는 젊어 봤네

즐거운책벌레/에세이

by 산삐아노 2016. 7. 4. 2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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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야마 시게히코 , 김정환 역, 자네 늙어봤나 나는 젊어 봤네, 책베개, 2015.

 

알라딘 중고서점에서 책을 훑어 보다가 우연히 발견한 책인데,

90세를 넘긴 사람이 쓴 책이라고 하니 신기하기도 하고 해서 한 번 읽어보자 싶었다.

90세까지 살 수 있을 거라 생각하지 않아서인지 그 나이가 되어서도 지적인 활동이 가능하다는 것이 참으로 놀랍다.

 

전체 4장으로 구성되어 있는 에세이다.

연륜이 있는 노인에게서 삶의 지혜를 듣는 느낌이다.

그의 이야기에 모두 공감하지 않더라도 새겨둘 이야기는 많다.

 

도야마 시게히코는 '이모작 인생'을 이야기한다.

긴 시간을 살아가려면 한 가지 직업으로 인생 끝까지 갈 수는 없는 일.

미리 후반부 인생의 일을 준비하라는 것이다.

적어도 40대에 들어서면 말이다.

물론 노년의 자금은 30대부터 준비해야 한다고 말한다.

이 분은 주식 투자에 일찌감치 성공하신 분이라 적금 따위는 무시한다. 

주식투자를 해서 인생 후반부의 자금을 준비하라는 대목에는 공감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아내나 자식에 기대지 않고 독립적으로 삶을 꾸려나가는 것,

남자도 요리를 할 줄 알아야 한다는 것,

건강을 지키기 위한 운동이 아니라 즐거워서 취미로 걷는 것, 

수다가 정신건강에 도움이 되고 수다를 위한 모임을 꾸리는 것,

그리고 그 모임은 2시간 정도 시간을 정해두는 것,

사람들을 초대하고 소박한 식사지만 대접하면서 인간관계를 맺는 것,

너무 책에 빠지지 말라는 것 등은 충분히 귀담아 들을 만하다.

 

하지만 90이나 되어서도 죽음에 대한 마음의 준비가 되지 않은 듯한 저자를 보면 좀 안타까운 느낌도 있다.

저자는 심장마비 등의 갑작스러운 죽음을 꿈꾼다.

재미있는 일을 하다가 죽고 싶다는 소망에는 공감하지만

삶이 얼마남지 않았을 때조차 그 진실을 알고 싶어하지 않는 태도에는 좀 실망스러움이 있다.

 

아무튼 90대가 되어 책을 쓴다는 것은 흔한 일은 아니다.

일단 90대까지 살기도 어려운데 그 나이에 글을 쓴다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닐 것이다.

90대 노인의 이야기를 들을 일이 드무니 이 책의 가치는 그 점에 있는 것도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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