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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 아렌트와 마틴 하이데거, 자기기만과 위선의 만남

즐거운책벌레

by 산삐아노 2016. 6. 7. 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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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 아렌트는 훌륭한 철학자로, 마틴 하이데거는 개같은 놈이라는 생각이 있었던 터라

유대계 폴란드인으로 미국에 정착한 엘즈비에타 에팅거가 쓴 이 책을 도서관에서 발견했을 때 꼭 읽어보고 싶었다.

1. 그런데 '행간에 놓인 사랑과 철학, 위대한 대화들'이라는 부제는 한글번역서가 단 것인지 모르겠지만

참으로 어처구니 없는 부제다.

무슨 대화가 위대하다는 말인가?

한 마디로 부적절한 부제다.

2. 이 책은 자료에 기초해서 쓰여진 것으로

마틴 하이데거와 한나 아렌트, 그리고 야스퍼스의 관계가 사실적으로 담겨져 있다.

책을 읽으면서 든 생각은 나치주의자인 하이데거는 생각이상으로 형편없는 놈이라는 생각을 더 굳히게 했다.

정치적으로도 한심스럽지만 사생활 역시 형편없기는 마찬가지다.

아내와 두 아들을 둔 30대 기혼자로 18살짜리 여대생을 유혹해 자기방식을 이기적으로 관계맺으면서

부적절한 관계가 자신의 명성과 출세가 위태롭게 되자 가차없이 관계를 끊고

또 아내 친구와 불륜행각을 벌이는 하이데거,

게다가 동료과 스승, 제자 뒤통수치기 명수.

한입으로 두말하기, 스승에 대해서는 배은망덕하기, 동료 깍아내리기, 제자 출세막기 등

그 위선적이고 지저분한 행위는 혀를 내두르게 한다.

2차대전이 끝나고 나치전력으로 교수직에서 내쫓겼을 때

나치전력을 부정하며 거짓말로 자기를 포장하고

다시 학자적 명성을 얻은 아렌트를 이용하는 것에 주저하지 않는다.

3. 나치전력으로 교수직에도 쫓겨나고 책도 금서목록에 오르는 등

나락에 떨어진 하이데거를  구원해주는 것은 바로 아렌트.

반유대주의자를 비판하던 그 정신은 다 어디로 갔는지!

10후반부터 20대 초반에 걸쳐 하이데거에 빠졌던 아렌트는

하이데거를 숭배하면서 하이데거에 무조건 복종하고

하이데거와의 불륜을 포기하지 못한 정부였다.

하이데거가 자기이익을 위해 아렌트를 버렸을 때야 비로소

아렌트는 사랑 없는 결혼을 했다.

아렌트는 하이데거에 대한 숭배 때문에 그의 나치전력을 눈감아주고

진실의 말을 부인하며 자기가 믿고 싶은 것만을 믿는 어리석은 여자였다.

죽을 때까지 아렌트는 하이데거의 손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하이데거가 아렌트의 학자적 재능을 인정하지 않고

아렌트의 학자적 성공을 불쾌해하고

아렌트를 어린 여자애 취급을 하는 상황에서도

아렌트에게는 하이데거 밖에 없었다.

자신만이 하이데거의 우울을 치유해줄 수 있고

정신적으로 교감할 수 있는 사람으로 스스로를 정체화했다.

그리고 하이데거의 불명예스런 나치전력은 모두

나치주의자인 하이데거 아내때문에 벌어지는 일로 매도했으며

하이데거 아내를 질투쟁이로 몰아가면서

자신의 불륜에 대해서는 반성하지 않았다.

4. 이 책을 읽는 동안, 읽고나서도 난 짜증이 밀려왔다.

도대체 하이데거같은 놈의 철학을 공부하고 숭배하는 학자집단이 아직도 존재하는 현실,  

한 남자에 빠져 진실을 보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하이데거 변호에 발벗고 나서서 하이데거의 철학이 살아남고 유포되는 데 충실했던 아렌트.

5. 하이데거의 철학 따위는 쓰레기통에 버려도 된다고 생각한다.

이런 철학에 빠지지 않도록 그의 철학서는 폐기처분하는 것이 맞다.

철학자의 삶과 이론이 따로 있다고 생각하는 바보같은 지식인 집단들의 소리에 귀기울일 필요 없다.

철학자라면 삶과 이론이 따로 있어서는 안 된다.

 

아렌트의 책까지 던져버리고 싶은 심정이다.

 

6. 이 책을 쓴 저자의 노고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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