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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이 신비롭고 기이한 다육이들의 유혹

나들이예찬/동네나들이

by 산삐아노 2016. 6. 5.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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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 산을 오를 때면 산 아래 마을을 지나가는데, 그곳에는 다육식물을 키우고 판매하는 집이 있다 .

넓은 마당 햇살 좋은 곳에 다육식물들을 내놓고 돌보는데, 구경하면서 지나가는 일이 즐거움이다.

 

산을 오르면서 잠시 머물러 그곳 다육이들을 바라보았다.

 

 

물론 다육식물만 키우는 것은 아니고 다른 화초들도 계절에 따라 바뀌면서 심겨져 있다.

 

프랑스에서 살던 시절 다육이를 키우던 기억 때문인지 다육식물에 관심이 많다.

하지만 한국에 돌아와서는 다육이를 키울 만큼 햇살이 잘 들지 않는 곳에서 살아 시도해보다가 포기했다.

절대로 우리 다육이들은 꽃을 피우지 못했다.

그만큼 일조량이 부족하다는 뜻이었을 것이다.

 

 

 

이곳 다육식물들은 손가락만큼 작은 어린 것들부터 제법 자라서 멋진 자태를 갖춘 것까지

새로운 주인을 맞기 전까지 햇살을 받으면 잘 자라고 있었다.

 

거의 항상 대문이 굳게 닫혀 있는 것으로 보아 이곳 주인은 주로 인터넷 판매를 하나 보다.

 

저 사랑스러운 어린 다육이들이 다른 주인을 만나 잘 자랄 수 있을지...

 

 

한참을 바라보다가 산을 올랐다.

 

그리고 다시 산을 내려와 이 집 앞을 지나는데 어쩐 일로 대문이 개방되어 있었고

마당안으로 여러 사람들이 다육이 구경을 하느라 정신 없었다.

나도 친구 손에 이끌러 이곳 마당 안으로 들어가 보았다.

 

가까이서 보니 정말 더 사랑스러운 모습이다.

 

 

꽃은 피운 다육이들은 마치 이 세상의 식물이 아닌 듯한 황홀한 느낌과 감동을 준다.

 

 

내가 키우는 동안에는 꽃 한 번 피우지 못한 다육이들이 이곳에서 신비롭고 화려하고 기이한 꽃들을 피우는 모습에 넋을 잃고 구경했다.

 

 

하나하나 얼마나 사랑스러운 모습인지...꽃들은 또 얼마나 다르고 개성 있는지...

내가 프랑스에서 키운 다육이가 있다.

이렇게 귀여운 꽃을 피우는지 몰랐다.

 

 

저 우주에나 있을 법해 보이는 특이하고 낯설어 보이는 다육이도 많았다.

 

같이 구경하던 아주머니들이 너도나도 다육이를 고르고 구매하느라 분주하다.

이 다육이 저 다육이 쥐고서 놓질 못하고 또 고르고 고르고

 

그 와중에도 의연하게 꽃구경을 하면서 여기저기를 누비고 다녔다.

멋진 꽃을 피우지만 꽃이 없으면 관심을 기울지 않았을 다육이들도 보인다.

꽃이 이들의 최고의 모습인 듯.

그런데 키우는 동안 꽃구경을 못한다면... 정말 안타까운 일이다.

 

 

정말 잘 키웠다. 게다가 멋진 화분에까지 심어두니..

아마도 고가에 팔려나갈 것이다.

 

돌에 심은 이 다육이들.

주인이 감각이 있는 사람같다.

 

여러 다육이들을 보다가 나는 이 사진 속 중앙에 있는 꽃처럼 생긴 다육이 앞에서 잠시 발걸음을 멈췄다.

붉은 꽃같아 보인다.

나는 한참을 이 주변을 배회하면서 이 다육이를 데리고 가고 싶은 욕망에 사로잡혔다.

가격도 1000원.

 

유혹이 작지 않았다.

 

하지만 난 이성을 되찾고,

'그래, 다육이를 키울 환경이 되질 못하지...'하며

얼른 그 곳을 떴다.

 

하지만 아주머니들은 손에 손에 다육이를 들고

그곳을 빠져나오지 못한 채 다육이의 유혹에 한껏 빠져 있었다.

 

구경 한 번 잘 했다.

그 어떤 식물원보다 내 마음을 사로잡았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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