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가 많이 쌀쌀해졌다.
당분간은 오후에 산을 올라야겠다 싶다.
기온은 떨어졌지만 청명한 날이다.
흙을 들고 오르기에는 오히려 땀이 나지 않아서 좋구나 싶었다.
두나부터 살펴보았다.
괜찮아 보인다.
그리고 세나에게 흙주머니를 안겨주고.
세나를 한 번 올려다 보았다.
이리 보고 저리 보고
아직도 세나에게는 흙주머니를 더 주어야 할 것 같다.
전망대를 올라가면서 길 가운데 서 있는 소나무를 살펴보니, 다른 꼴이 말이 아니다.
이대로 가면, 소나무는 다 죽을 것이다.
사람들이 계속해서 산을 오르고
그러다 비가 한차례 심하게 내리면 또 흙은 떨어져 내릴 것이고
소나무 뿌리는 더 파헤쳐저서 고사하고 말 것이다.
그러면 흙은 더 흘러내릴 것이고
가파른 경사길을 사람들은 오르지 못할테니,
처음에는 밧줄이 묶일 수도 있지만,
동네사람들이 이용하는 전망대 길이다 보니까
오히려 그 길에는 계단이 생기게 될 것이다.
나는 전망대 오르는 길에 계단이 생기길 원치 않는다.
그래서 더더욱 소나무를 잘 돌봐야겠다는 결심을 굳힌다.
이들이 흙을 잡고 있으면서 건강하게 자라야지 그 길에 계단이 생기는 상황이 벌어지질 않을 것이다.
소나무도 살고
나도 계속 흙길을 밟고 산을 오를 수 있을테니,
열심히 흙주머니를 나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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