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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나무 돕기 6일

놀고배우고/소나무 흙 덮어주기

by 산삐아노 2015. 11. 15. 2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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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오후 3시가 넘어 느즈막히 산을 올랐다.

비가 오지 않는 날이기도 하고 일요일이라서 그런지

산을 오가는 사람들이 제법 있었다.

 

그래서인지 내가 흙주머니를 들고 걷는 모습이 눈에 띠었나 보다.

산을 오르는 동안 "좋은 일 한다"는 세 번의 칭찬을 듣기도 했다.

 

흙주머니를 들고 산을 오른 것이 오늘로서 6일째니까,

6일만에 처음 있는 일이었다.

 

사실 사람들의 눈에 띠는 것은 성격상 바라는 일도 아니고, 어색하기만 하지만,

(그런 칭찬을 들으면 머쓱해진다.

시선을 어디다 두어야 할지 몰라서  허둥거리기도 하고.)

그래도 사람들이 내가 흙주머니를 들고 다니는 모습을 많이 보길 원한다.

그래서 사람들이 너도 나도 흙주머니를 들고 산에 올라

소나무를 돌봐주길 바라는 마음에서이다.

 

혼자 주머니 하나씩 옮기면 열흘이 걸리지만

10명이 다함께 옮기면 하루면 충분하니까.

 

어떤 아주머니는 자신도 흙주머니 나르기에 동참하고 싶다고 하셨다.

그 분이 그 마음으로 잘 간직해서

정말로 소나무를 돌보는 데 함께 하셨으면 하는 마음이다.

 

 

오늘은 세나에게 흙주머니를 안겨주기로 했다.

 

 

워낙 뿌리가 흙을 많이 잃어서 흙주머니가 정말 많이 필요할 것 같다.

 

 

뿌리가 훤히 드러났으면서도 가지 끝에는 녹색빛이 선명하게 빛을 내고 있으니까

다행이다.

 

 

앞으로 여러 주 동안 세나를 돌봐야 할 것 같다.

 

 

가져다 놓은 흙주머니만으로는 어림도 없지만

그래도 조금이라도 뿌리를 받쳐주었으니까

세나에게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다.

 

나무를 돌보는 일은 내게 맞고 즐겁다.

나무에게 아무 것도 기대하지 않고

오직 나무가 살아남기만을 바라니까

다른 사심이 끼어들 여지가 없다.

나무가 고마워하지 않는다고 마음 상할 일도 없다.

산을 사랑하는 사람으로

산을 오르내리면서 산을 망치고 있으니까,

소나무에게 흙주머니를 가져다 주는 정도의 노력은 최소의 의무라는 생각도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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