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에는 비가 내렸다.
비가 그친 후, 산을 찾았다.
소나무에게 흙을 안겨주기 위해서.
오늘은 두나에게 마지막 흙주머니를 건네는 날.
오늘로서 두나에게 9개의 흙주머니를 받쳐주었다.
어찌 두나가 옆으로 좀 기울어진 듯하다. 기분 탓인가?
두나에게 흙을 주고 올라온 길을 잠시 내려다 보았다.
길이 가파르니 흙이 더 많이 소실된다.
조금 더 위쪽에 자리잡은 소나무.
이 소나무를 '세나'로 부르기로 했다.
뿌리가 많이 패여 있다.
세나의 상황은 두나의 상황보다 더 심각하다.
두나보다 더 많은 흙주머니를 받쳐주어야 할 것이다.
세나를 올려다 보니까, 끝쪽의 잎들이 푸르다.
잘 돌봐주면 충분히 잘 살 수도 있을 것 같다.
하산하기에 앞서 하나를 보러갔다.
비온 다음이라 목욕을 한 듯 더 깨끗하고 얘쁜 모습이다.
물방울이 맺힌 하나를 열심히 찍어 보았다.
하나 윗쪽을 올려다 보니 불쌍한 소나무들이 보인다.
저 소나무들도 언젠가 돌봐줘야할 것이다.
흙을 너무 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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