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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르브 성녀의 예배당 (France, Faouet), 신비로운 매혹의 장소

나들이예찬/나라밖나들이

by 산삐아노 2015. 8. 13. 0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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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도 어느 책자에서 본 이미지 때문이었을 것이다.

내가 그토록 바르브 성녀의 예배당(Chapelle de Ste Barbe)에 가보고 싶었던 이유는 그랬다.

이 예배당은 프랑스 브르타뉴의 피니스테르 지역 중에서도 파우에뜨(Faouet)에 자리하고 있어 접근하기가 쉽지 않았다.

파우에뜨도 워낙 외진 곳에 위치하고 있는 데 그 예배당에 가려면

가벼운 산행을 하듯 걸어서 그곳에 가야 한다.

물론 자가용이 있다면 차로 좀더 손쉽게 접근가능할 것이다.

 

 

 

파우에뜨 지역의 트레킹 코스를 걷다 보면 브르타뉴 중에서도

우리나라 산길과 닮았다는 생각이 드는데,

차이가 있다면 나무에 유달리 이끼가 많다는 것이다.

 

아무튼 바르브 성녀의 교회당에 가는 길에도 이렇게 음산하면서도 신비로운 느낌을 주는 나무들이 길을 지키고 있었다.

 

 

 

일단 예배당 근처에 도착하면 탁트인 풀밭이 나오고 이렇게 계단으로 내려다면 예배당에 이른다.

바위 사이에 난 고사리과 풀들과 이끼가 특별한 느낌을 안겨준다.

 

 

성당의 열린 문으로 내다 보이는 스테인드 글래스.

성당의 스테인드 글래스는 항상 내 마음을 설레게 한다.

성당이 성스러운 느낌을 주는 가장 큰 이유도 바로 이 스테인드 글래스가 햇빛을 투과하면서

만들어내는 형형색색의 아름다운 시각적 이미지 때문일 것이다.

 

 

작은 예배당으로 안으로 들어가면 목공작품들도 눈에 띤다.

섬세한 조각이 아름답다.

독특한 이미지들이 다소 기이한 느낌을 주기도 한다.

 

 

무엇보다도 성당 안에 이렇게 배가 매달려 있는 것이 낯설고 흥미롭다.

브르타뉴 지역 성당에서는 종종 이렇게 배 모형이 성당 안에 매달려 있다.

바다를 면하고 있는 곳이라서 어부의 안전을 기원하기 위함인지도 모르겠다.

어쩌면 선주가 이 성당을 짓는 데 많은 돈을 제공한 것일까?

알 수 없다.

 

 

 

이 예배당은 15세기말에서 16세기 초 사이에 지어졌다고 한다.

예배당을 휘감고 있는 계단들이 인상적이다.

계단을 오르내리면서 나는 예배당 주변과 예배당을 천천히 감상했다.

 

 

 

어떤 신비로운 장소를 들른 것 같은 흥분과 감동이 있다.

사진 이상으로 내 마음을 사로잡는 장소다.

성당이 이렇게 산에 위치한 것은 마치 우리나라 절이 산에 자리잡은 것과 닮아 보이지만,

프랑스에서 흔한 경우는 아닌 것 같다.

 

 

계단과 경사길을 오르면 다시 넓은 풀밭에 이른다.

사람이 거의 없어 한가하기만 하다.

8월의 햇살과 푸른 사이로 드문드문 있는 구름이 평화롭다.

 

 

 

나는 다시 한 번 더 위에서 예배당을 내려다 보았다.

십자 모양으로 들어서 있는 계단과 예배당이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아름답다.

바로 이 풍경 사진에 이끌려서 이곳에 온 것인데,

실제로 보니 감개무량했다.

 

이 예배당에서는 바르브 성녀를 모시는데,

사람들은 이 성녀가 벼락으로부터 지켜준다는 믿음을 가졌다.

그래서 소방관이나 광부 등을 보호해주는 성녀로 모신다.

 

3세기에 살았던 중동지방 성녀를 모시는 곳,

바르브 성녀는 결혼을 거부하고 예수를 따르겠다고 해서

처참하게 죽임을 당한다.

 

일단 아버지는 그녀를 창문이 둘 있는 탑에 가둔다.

그녀는 아버지가 여행을 떠난 동안 탑에 창을 하나 더 내는데,

바로 삼위일체를 상징하기 위해서였다.

이것을 본 아버지는 화가 나서 탑에 불을 지른다.

성녀가 무사히 탈출하지만 숨어 있는 곳을 양치기에 들키고

양치기는 그녀 있는 곳을 아버지에게 알려준다.

아버지는 그녀를 그 지역 로마 통치자에게 데리고 가고

믿음을 포기하지 않는 바르브를 아버지에게 참수하도록 명한다.

그녀는 죽임을 당하기 앞서 고문당한다. 

신체 일부를 불로 지지고 가슴을 도려내는 데도

믿음을 포기하지 않자

아버지는 그녀를 참수시킨다.

그때 하늘에서 벼락이 떨어져 아버지가 죽는다.

 

그래서 바르브 성녀는 벼락으로부터 사람들을 지켜주는 성녀가 되었나 보다.

 

아무튼 성녀의 수난이 너무 끔찍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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