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까마귀가 많은 동네(프랑스, 렌느)

나들이예찬/나라밖나들이

by 산삐아노 2014. 7. 19. 10:42

본문

새벽녁 까마귀 소리에 잠을 깼다.

 

예전에는 까치 소리에 잠을 깬 적이 많았다.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자라던 메타세콰이어를 베어버린 뒤 더는 아침에 까치 소리를 듣지 못한다.

 

그런데 오늘 아침에 까마귀소리가 들린 것이다.

 

사실 나는 까치보다는 까마귀를 좋아한다.

검은 망토를 걸친 까마귀의 자태가 훨씬 위풍당당하고 아름다울 뿐만 아니라

까치의 '깍깍'하는 목쉰 소리보다 까마귀의 '까악까악'하는 시원한 소리가 더 마음에 들기 때문이다.

 

언젠가 우리 동네에 까마귀 한 마리가 날아들었는데,

그 까마귀가 울어댄 소린인지도 모르겠다.

 

그 소리가 너무 반가워 얼른 잠자리를 떨치고 일어났다.

 

브르타뉴에 살 때 우리 동네에는 까마귀가 무척 많았다.

물론 까치도 있었다.

하지만 길을 다닐 때 까치보다 까마귀를 만날 때가 훨씬 많았다.

 

 

 

(동네를 걷다가 하늘로 눈을 돌리는데, 어떤 집 안테나 위에 까마귀와 까치가 높낮이를 달리해서 함께 앉아 쉬고 있는 모습이 신기해 보였다.)

 

 

 

(호숫가에도 까마귀는 많다. 호숫가 주변에 큰 나무가 많아서인 것 같은데...

호숫가 카페에 앉아서 느긋하게 커피 한 잔 하면서 오고가는 까마귀들을 바라보는 것도 즐거운 일이었다. )

 

 

 

(대학교 교정에도 여러 종류의 새들을 만날 수 있는데, 까마귀가가 심심찮게 눈에 띤다.

나이든 나무도 많고 잔디가 푸릇푸릇한 녹지도 많아 무척 한가로워 보이는 대학 교정에서 만나는 까마귀도 반갑다.

반지르르 윤기나는 검은 깃털이 참 아름답다. )

 

까치는 복을 가져다 주고 까마귀는 재수가 없다는 편견, 그야말로 근거가 없다.

어떤 새는 좋은 새고 어떤 새는 나쁜 새라고 평가하는 것은 순전히 인간의 잣대.

 

한국의 우리 동네에서도 까마귀를 자주 만날 수 있으면 좋겠다.

지금껏 길 가면서 만난 까마귀는 한 마리 뿐이다.

아마 이 까마귀도 길을 잃어 도시 한복판으로 들어선 이후로 길을 못찾아 머무는 것 같은데...

 

 

 

 

 

 

관련글 더보기

댓글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