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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이 관통하는 영화, <경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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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산삐아노 2014. 7. 14. 2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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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2014)

7.2
감독
장률
출연
박해일, 신민아, 윤진서, 김태훈, 곽자형
정보
로맨스/멜로, 코미디 | 한국 | 145 분 | 2014-06-12

장률 감독은 낯설지만, 박해일과 신민아는 내가 좋아하는 배우들이라서 이 영화를 주저없이 보았다.

 

어떤 사람은 이 영화를 보면서 사랑 이야기를 읽어낼지 모르겠다.

나는 이 영화를 보면서 죽음 이야기에 집중했다.

 

영화는 계속해서 죽음을 이야기한다.

친한 형의 죽음, 장례식장, 주인공과 우연히 두 번 마주친 모녀의 자살소식, 찻집에서 만난 여인이 들려주는 남편의 자살이야기, 오토바이 사고사.

그리고 경주라는 공간은 어디서나 능이 보이는 곳으로

삶 속에 죽음이 깊숙이 들어와 있음을 드러내는 배경으로 적절해 보인다.

 

오래전 좋아했던 여인과 잠시 만났을 때 여인이 사주를 보러 잠시 들렀던 그곳의 사주관상쟁이 할아버지.

이 할아버지는 이미 오래전 돌아가신 분으로 여인이 만난 자가 유령이었단 말인가?

 

삶과 사랑이야기를 풀어내는 데 죽음을 끌어들이는 것은 흥미롭다.

하지만 이 영화는 사랑 이야기도 죽음 이야기도 모호하기만 하다. 도대체 감독은 사랑, 죽음에 대해서 무얼 이야기하고 싶었던 것인지?

우리 삶이란 것이 사랑과 죽음으로 이루어져 있다는 것을 말하려 한 것인지? 잘 모르겠다.

그래서 영화가 지루한지도 모르겠다.

영화를 보다가 졸 뻔 했다.

영화의 진행이 느린 데가 이야기도 분명치 않으니 게다가 무의미해보이는 일상적 대화로 이야기를 풀어가는 방식까지 더해져서

영화를 끝까지 보기가 쉽지 않다.

 

처음에는 이 감독이 홍상수 감독을 흉내내나 했을 정도였다.

홍상수 감독 영화 속에서의 무의미한 일상적 대화는 영화의 형식적 묘미를 보여주는 데 반해,

장률 감독의 이 영화에서는 일상적 대화가 감독이 표현하고자 하는 주제, 내용을 드러내기 위한 방편이라는 점에서

분명히 차이가 있어 보인다.

나는 장률감독이 일상적 대화를 영화를 풀어내는 데 효과적으로 잘 이용했는지는 잘 모르겠다.

 

그럼에도 나는 이 영화가 그리 싫지는 않았다.

찻집의 황차, 보이차 이야기, 정감 있는 한옥집을 이용한 찻집, 중국인 아내의 모리화노래 등,

아주 사소하고 자잘해 보이는 것들이 오히려 작은 재미를 안겨주었기 때문이다.

 

모리화 노래는 좀더 듣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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