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형으로 얼굴이 일그러져가는 엄정화는 애처롭지만,
그럼에도 엄정화의 인상은 호감을 준다.
가수가 배우를 하다니, 하면서 그녀의 연기력을 과소평가하기도 했었는데,
그사이 그녀가 출연한 영화가 제법 된다는 것에 놀란다.
연기력이 없다고 말할 수는 없을 것 같다.
지금의 그녀는 분명 배우임에 틀림없다.
엄정화 때문에 본 것은 아니지만
살펴보니까 내가 엄정화가 출연한 영화를 본 것이 적지 않다.
무려 11편이나 되네.
그 중에서 엄정화가 주연한 영화가 적지 않다.
그런데 이 11편의 영화들 가운데 권칠인 감독과 민규동 감독의 드라마, 로맨스물 영화에서 각각 2편씩 출연한 것을 제외하고는
각기 다른 감독들의 부름을 받았다.
권칠인 감독은 엄정화를 선호하는 것으로 보이는데...
여성들을 주인공으로 삼지만 남성 감독시선에서 연애, 사랑 이야기를 풀어나가길 좋아하는 권칠인 감독,
이 감독의 두 작품,
20대 싱글여성들의 연애를 다룬 <싱글즈>와 중년여성들의 연애를 다룬 <관능의 법칙>에 엄정화가 빠지지 않았다.
감독은 여자친구들의 연애 이야기 속에서 빠질 수 없는 그런 여성의 이미지로 엄정화를 꼽는 것 같다.
로맨스 코미디, 드라마 전문 감독으로 보이는 민규동 감독의 두 편의 작품,
다양한 사랑 이야기를 그린 <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일주일>과
<오감도>에 선보인 에피소드를 장편으로 만든 <끝과 시작>에서
엄정화는 똑같이 황정민을 파트너로 해서 출연한다.
<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일주일>에서는 마초를 사랑하는 페미니스트 여의사로,
<끝과 시작>에서는 남편에 대한 사랑과 남편의 숨겨둔 여인에 대한 애증이라는 복잡한 심리를 드러내는 여자로 나온다.
특히 <끝과 시작>에서 엄정화가 맡은 '정화'는
동성애의 감정으로 주변을 배회하는 여자후배가 일상의 일탈을 꿈꾸는 남편의 가학적 성애의 대상이라는
이해하기 어려운, 복잡한 관계 속에 내던져진 여자이기도 하다.
아무튼 엄정화는 대중들이 흥미로워할 만한 영화의 주연으로 높이 평가되는 것 같다.
특히 이정호 감독의 <베스트셀러>와 방은진 감독의 <오로라 공주>에서 엄정화의 연기가 아주 돋보였던 기억이 난다.
표절 논란에 휩싸인 베스트셀러작가 백희수의 역과 연쇄살인범 정순정의 역.
이 두 역할의 공통점은 아이를 잃은 어머니라는 점이다.
엄정화는 아이를 잃고 고통받는 어머니의 심정을 가슴절절하게 표현했다.
그런데 영화를 보다 보면 엄정화의 외모가 달라지는 것에서 시선을 거둘 수가 없다.
가장 최근의 외모는 <인사동 스캔들>로부터가 아닌가 싶다.
<관능의 법칙>의 얼굴이 <인사동 스캔들>에도 있다.
이토록 얼굴을 바꿔가면 살아남아야 하는 것이 여배우라면, 참 힘든 직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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