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독일, 스위스/감독 팀 펠바움
이 영화는 갑자기 태양흑점의 활발한 운동으로 지구가 10도 기온이 상승함으로써 벌어지는 상황을 상상해서 만든 것이다.
지구 평균 기온이 6도만 올라도 끔찍한 악몽이 벌어진다는 이야기도 있지만(아래의 <6도의 악몽>참고>
영화 <헬>에서도 지구의 기온상승으로 인한 결과는 참혹할 정도다.
식량도 물도 부족한 상황.
사람들은 살아남기 위해 서로를 죽인다.
그리고 어떤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을 식량으로 이용한다.
식인.
이 대목에서는 바로 떠오르는 영화가 있다. 바로 <델리카트슨 사람들>
역시나 식량 부족으로 사람을 잡아 먹고 사는 사람들이 나온다.
식량이 부족해지면 인육을 먹고 살 것이라는 상상은 놀라울 것도 없지만,
그 평범한 상상은 상상만으로도 끔찍하고 바로 불쾌해진다.
아무튼 <델리카트슨 사람들>도 흥미롭게 보았지만, 이 영화도 충분히 흥미롭게 볼 수 있다.
다만 마지막 장면이 우리에게 미래의 불확실성, 해피엔딩이 되지 못할 것 같은 암시를 주는 점이
관객의 마음을 무겁게 해서 <헬>은 대중적으로 좋은 평점을 받지 못한 것 같다.
개인적으로도 <헬>보다는 <델리카트슨 사람들>이 더 재미있었다.
갑자기 든 생각.
사람을 유혹해서 먹이감으로 사는 이야기는 이미 <헨젤과 그레텔> 동화에 나온다.
비스킷, 초콜렛 등으로 만들어진 과자집으로 아이들을 유혹해서 그 아이를 먹이감으로 삼으려했던 마녀이야기.
<헬>에 나오는 엘리자베쓰가 바로 그 마녀와 닮았다.
목마르고 지쳐 쓰러져 있는 마리에게 물과 휴식처를 나눠주며 유혹한 엘리자베쓰는
사실 사람을 잡아다 인육을 먹고 살아가는 존재였으니까.
역시 상상력이란 기존의 것들을 재조합하는 능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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