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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야베 미유키 [퍼펙트 블루], 제약회사의 투약 실험에 희생된 아이들(마사 시리즈)

즐거운책벌레/소설

by 산삐아노 2019. 1. 9.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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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미야베 미유키의 초기 장편들을 읽어보기로 하고 빌린 [퍼펙트 블루].

이 소설은 1989년 동경창원사에서 출간한 미야베 미유키의 첫 장편소설이다. 

그런데 이 소설은 이후 시리즈물이 되었다. 전경찰견 마사 시리즈. 이 시리즈의 두 번째 권은 1997년 역시 동경창원사에서 출간되었다. 

우리나라에서는 살림출판사에서 [명탐견 마사의 사건일지]란 제목 아래 2011년에 번역출간되었던 것을,

2017년에 노블마인에서 [마음을 녹일 것처럼]이란 제목 아래 다시 출간되었다. 


2. [퍼펙트 블루]는 첫장편치고 무척 흥미진진한 추리소설이다.

이 책을 읽다보니 그 구성이 [신의 퀴즈]와 같은 한국의 추리드라마의 구성과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시선을 확 잡는 프롤로그가 있고난 다음 이야기가 본격 진행되는 방식.

[퍼펙트 블루]의 경우, 사람이 타 죽는 화재사건이 프롤로그다. 물론 뒤에 가면 사람이 아니라 타자인형이 불탄 것임을 알게 되지만.

만약 [퍼펙트 블루]로 드라마로 만든다면 2회분이 될 것 같은데, 

첫 회에서 사건이 해결된 듯하다가 2회에서 다시 사건의 본질로 되돌아가 진짜 범인을 파악하게 되는 식. 


고교야구의 인기투수인 모로오카 가쓰히코의 타자인형이 불탄 사건에 이어 모로오카 가쓰히코가 살해되어 불탄 사건이 발생한다.

이 사건의 범인으로 야마세가 지목되고, 그는 자살한 시신으로 발견되어 사건으로 그대로 끝이 난 듯 보이지만,

진짜 범인은 따로 있었다. 

게다가 야마세의 가쓰히코에 대한 개인적인 감정이 가쓰히코가 살해 동기가 아니라는 것.

야마세와 가쓰히코의 죽음 뒤에는 제약회사의 인체실험이라는 그동안 은폐되어온 음모가 도사리고 있었다.

그 전모를 알고 있는 '소다'라는 이름의 인물이 등장하면서 제약회사가 숨긴 인체실험 비밀을 놓고 회사를 협박한다.

 초등학교 시절 야마세도 가쓰히코도 그리고 이미 사망한 '소다'라는 이름의 아이도 모두 비밀리에 제약회사의 임상실험에 이용당했다. 

'소다'라는 이름을 빌린 유키는 이 모든 사실을 알아낸 것이다. 

전경찰견 미사가 머물고 있는 하스미 탐정사무소에서 가쓰히코를 살해한 진짜 범인을 찾기 위해 

'소다'라는 인물을 추적하다가 그가 유키임을 알고 찾아나서는데...

그러면 범인은 유키일까?

소설은 우리에게 마지막 반전을 남겨놓았다.


3. 역시나 독일 세퍼드인 마사의 시선에서 쓰여진 소설은 그 시선 때문에 흥미진진하다. 

미야베 미유키의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지점이다. 


4. 제목 [퍼펙트 블루]는 바로 아이들을 임상실험하는데 사용된 음료의 색깔이다. 

아이들에게 스포츠 드링크제로 속여서 먹인 약물 넘버 에이트, 그 음료는 눈부시게 푸른빛이었다. 

이 음료의 치명적 부작용은 구리를 체외로 배출할 수 없도록 하는 것. 

처음에 [퍼펙트 블루]라는 제목이 마치 로맨스물 제목같은 느낌을 풍겨서 제목 때문에 이 소설에 선뜻 손이 가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다.

그런데 약물의 색상이라니!


5. "가쓰히코가 진짜 선이고 히로시가 완벽한 악이었다는 단순한 이분법으로 정리를 끝낼 만큼 인간은 단순한 생물이 아닐 것이다. 

견족인 우리조차 다 알고 있는 그런 사실을 왜 인간은 잊고 있는 것일까."(마사의 생각, 제 1장 마사는 말한다 중에서) 


이 구절이 앞으로 미야베 미유키가 그릴 인물들에 대한 예고로 느껴졌다. 

인간은 단순히 선, 악으로 자를 수 없는 복잡한 존재라는 것. 

미야베 미유키의 소설 속 범인들은 범죄를 저지를 만한 개인사를 가지고 있다. 그런 점이 그의 추리소설을 특별하게 만든 것 같다.

순전히 개인적 생각이지만 이런 점이 요즘 우리나라 추리 드라마에도 영향을 미치지 않았을까? 싶다. 

악인도 악을 저지르는 데 나름의 이유가 있다는 식으로 그린다. 그리고 희생양도 절대 선한 존재가 아닌 것으로 그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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