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나간 하천가 산책.
풍경이 완연히 달라졌다.
겨울을 알리는 풍경이다.
그 스산한 풍경 속에서 어린 고양이가 보인다.
고양이는 나를 보고 잠시 냐옹냐옹 했다.
그리고 내가 가만히 바라만 보고 있으니까 얼른 달아났다.
아무래도 배가 고프다는 뜻인 듯한데...
줄 것이 없었다.
마침 오리밥을 주고 오던 길이었는데, 오리들에게 물에 삶은 멸치들을 모두 주고 왔다.
고양이를 만날 줄 알았다면 남겨둘 걸...하는 생각을 했다.
아무래도 이 고양이는 이 구역을 지키고 있는 갈색줄무늬 고양이의 새끼인 것으로 보인다.
올 여름이 끝날 무렵 이 구역에 비슷한 무늬와 색깔의 어린 고양이들이 더 나타났다.
하천가에는 구역별로 길고양이들이 많다.
이 구역에는 바로 사진 속 고양이를 닮은 고양이들이 여러 마리 있었다.
지금은 잘 모르겠지만.
유기오리, 유기고양이 등 유기동물이 너무 많다.
그 모든 버려진 동물들에게 밥을 주기는 어려우니 선택할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지만...
(내가 선택한 것은 버려진 오리들이다.)
배고픔은 어떤 동물에게도 가장 큰 비극이다.
겨울의 문턱에서 유기된 동물들이 하루하루를 잘 버텨나가길 마음 속으로 빌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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