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 마지막 수요일날 저녁, [안시성]을 보러 갔을 때였다. 

극장에서는 10월에 개봉되는 [곰돌이 푸 다시 만나 행복해]를 홍보하고 있었다. 

친구는 곰돌이 푸, 크리스토퍼 로빈과 함께 영국 런던을 배경삼아 사진도 찍었다.

그리고 이 영화를 볼 짬을 내지 못하다가 친구 생일날 이 영화를 보러 갔다. 

마지막 상영을 보았다. 

벌써 개봉된 지 한참의 시간이 흘러서인지 영화관에는 사람들이 거의 없었다. 


내가 이 영화를 보고 싶었던 이유는 곰돌이 푸가 나오기 때문이었다. 

그림책에 나왔던 푸는 내 어린시절 무척 좋아하던 캐릭터였다. 

벌꿀을 좋아하는 여유만만한 곰. 


푸가 등장한다는 이유로 이영화를 보고 싶었는데, 이 영화를 친구 생일날 보기로 한 것은 정말 잘 한 일이었다. 

크리스토퍼 로빈이라는 소년이 푸를 포함한 여러 헝겊인형들과 숲에서 행복한 어린 시절을 보내고 난 후, 

기숙학교에 보내지고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전쟁에 참가하고 결혼하고 아이를 갖고 생계를 꾸리기 위해 정신없이 바쁜 나날을 보낸다. 

그리고 그는 어린시절 그 행복했던 기억을 잊어버린다. 

영화는 크리스토퍼 로빈에게 그 기억을 되돌려 주면서 현실의 행복이 무엇인지 제대로 보도록 만든다. 

원래 이 영화의 제목은 Christopher Robin.

바로 우리의 다른 이름이기도 하다. 

바쁘다는 핑계로 현재의 소중한 것들을 잊고 살아가는 우리들로 하여금 바로 지금의 행복을 얼마나 중요한지를 알려준다. 

오늘이 바로 최고의 날이라는 것.

현재순간, 휴식의 중요성, 가족의 소중함을 되돌아보게 하는 메시지.


친구는 이 영화를 보기 전에 자신이 너무 뭔가를 해서 힘들다며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 좋겠다는 이야기를 했었다. 

영화는 그 친구의 이야기와는 좀 차이가 나지만 

뭔가를 하지 않을 때 대단한 어떤 것을 해낼 수 있다는 것을 깨닫게 한다. 

어쨌거나 nothing의 중요함. 


자정이 조금 못되는 시간, 영화관을 나서면서 우리는 '오늘이 최고의 날'임을 제대로 즐기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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