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내내 예약해놓고 기다렸지만, 이 책을 빌려간 사람은 책을 반납할 줄 몰랐다. 

그래서 결국 예약을 포기하고 말았다. 

그런데 며칠 전 도서관에 가보니, [모방범3]이 서가에 떡 하니 꽂혀 있는 것이다!

참, 나....


책을 바로 빌려와서는 바로 독서를 시작했다. 

1,2권을 본 지는 한참 되었지만, 그래도 3권을 읽는 데는 별 무리가 없다. 

피스가 다카이 유미코를 만난 것으로 2권이 끝이 나고, 도대체 유미코가 피스를 마주친 것이 불길했다. 

피스는 유미코를 이용해서 세상 밖으로 나왔고, 자신의 무대를 더 넓히고 관객을 더 늘렸다. 

유미코의 오빠를 희생양으로 삼더니 여동생까지 자신의 도구로 이용하는 피스.

참으로 악랄한 인물이다. 


1. 피스가 사람들을 이용하고 살해하는 것이 단지 재미를 위해서라는 설정이 끔찍하다. 

미야베 미유티의 그 어떤 소설보다 이 소설은 그녀의 상상력이 돋보인다 싶다. 

미야베 미유키가 만든 악인, 피스는 그 어떤 살인범보다 악한 존재다. 

"그 모든 것보다도, 따분하지 않은 것을 가장 소중히 여기는 지향성이라고 할까?"(다케가미 형사의 딸 노리코의 말)

쾌락주의가 최악의 나락으로 떨어질 때가 바로 '재미를 위한 살인'이 아닐까 싶다. 

불현듯, '쾌락주의'라는 용어가 위험하다는 생각이 든다. 


2, 르포작가 시게코가 생방송에서 아미가와 고이치의 본색을 드러나도록 하는 장면,

바로 그 장면은 이 소설의 제목이 왜 '모방범'인지 알려준다. 

이 소설을 읽는 내내 왜 이런 제목을 단 것인지 궁금했기 때문이다. 

시게코는 범인을 도발한다.


"모두 이 책에 적혀 있습니다. 사실이예요. 

십 년 전,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사건이 일어난 것은 십일 년 전입니다. 

저는 우리가 다루고 있는 이 사건도 십일 년 전의 이 사건을 아는 범인이 

이 내용이 일본에 알려져 있지 않다는 것을 알고 그것을 흉내내 저지른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치졸한 흉내입니다. 

거창한 모방범이지요. 

읽으면서 제가 다 부끄러워질 정도였으니까요."(시게코의 말)


범인은 시게코가 노린 그대로 자신의 본색을 드러낸다. 

자신의 작품이 창작이 아니라 모방이라고 비난받는 순간, 범인의 자존심에 흠집이 가고... 분노한다...


3. 미야메 미유키란 작가는 대단하다. 그가 만든 피스란 인물은 너무나 악한 존재다.

세상 사람들은 특별히 악한 사람은 없고, 다들 상처가 있고  그 상처가 사람을 실수와 잘못을 저지르게 한다. 

그런데 미야베 미유키는 악한 존재를 한 번 만들어 보고 싶었던 것 같다. 

물론 피스조차 불행한 어린 시절의 그림자가 따라다니는 인간이다. 

그 어린시절이 피스를 악한 존재로 만들었다고 해석할 수도 있다. 

하지만 소설 속 피스는 상처가 야기한 실수, 잘못이라고 하기에는 너무나 악하다. 

그는 스스로 자신의 작품을 만들기 위해 악을 동원한다. 

이 책을 덮으면서 난 마음이 서늘해지는 것을 느꼈다. 

과연 우리 세상에 피스같은 인물이 존재할 수 있을까?

미야베 미유키가 만든 피스란 인물은 그야말로 상상의 인물이 아닐까?

피스란 인물이 세상에 존재한다면 세상은 너무 살기 힘든 곳이 될 것이다. 

나는 이런 인물은 소설 속에서만 존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미야베 미유키의 소설은 상상의 산물로 극찬하며 읽었다. 


4. <메모> 손녀를 살인범에게 잃은 요시오는 소설 속에서 참으로 현명한 노인으로 나온다.

다음은 요시오 노인의 말들.


"살인이 잔혹한 것은, 살인이 피해자를 죽이는 데 그치지 않고 그 가족의 생활과 마음까지 서서히 죽여가기 때문이야 .

하지만 그 가족을 죽이는 것은 살인자 본인이 아니라 그 가족들 자신의 마음이야.

정말 웃기는 이야기지만 사실이 그래. 난 그게 싫어."(요시오 노인이 신이치에게)


"인간의 마음이란게, 너무 슬프거나 두려운 일이 있으면 그렇게 안으로 닫히고 만다는구나."(요시오 노인이 신이치에게)


"진실은 아무리 멀리까지 가서 버려도 언젠가 반드시 되돌아와."(요시오 노인이 범인에게 한 말을 신이치가 되풀이 한 대목)


5. 미야베 미유키의 [모방범3]을 읽고 나니, 정말로 무더운 여름이 내곁을 떠나간 기분이다. 

이제 가을맞이를 해야겠다. 

가을에는 무얼 읽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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