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야베 미유키의 97년작인 이 작품은 이야기의 화자가 저먼 셰퍼드 마사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견종인 셰퍼드가 이끌고 가는 미스터리! 무척 궁금해서 바로 빌려보았다. 

물론 하스미 탐정사무소의 경호견인 마사가 사건을 풀어가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그의 시선에 잡힌 사건들의 묘사가 재미나긴 하다. 

뿐만 아니라 도시 개들의 처지를 개의 입장에서 이야기하는 대목도 주목할 만하다.

마사는 "실내견은 장난감"이라고 주장한다. 


"낡은 집들이 철거되고 새로운 아파트 단지가 즐비해지 거리에서 개가 없어진다.

개를 키울 마당이 없기 때문이다.

관리규제로 금지되어 있다. 

이렇게 자동차가 많으면 산책도 목숨을 걸고 해야 한다 등등.

어슬렁거리고 돌아다녀도 도무지 우리 동족을 조우하는 일이 없으니 쓸쓸한 일이다."(제 1장)


소설은 전체 5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1장 '마음을 녹일 것처럼'은 어린 여자아이가 포함된 가족 범죄단 이야기다. 

탐정 사무소 소장의 둘째 딸 이토코와 사건이 얽힌다.

2장 '손바닥 숲 아래'는 할인점의 금고털이 사건이다.

가요코와 마사가 공원산책을 하다 가짜 시체를 발견하면서 시작된다. 

3장 '백기사는 노래한다'는 살인사건을 다룬다.

강도 살인사건 용의자로 지명수배받는 동생이 행방불명인 상황에서 

누나는 동생가 왜 그토록 돈이 궁해서 사채까지 써야 했는지 궁금해서 탐정사무소를 찾는다.

4장 '마사 빈집을 지키다'는 

탐정사무소 사람들이 대만여행을 간 동안 벌어지는 초등학교 토끼 도난사건과 공원에서의 중년 남성의 살인사건을 다룬다.

마사가 동네의 고양이, 까마귀 등을 만나며 조사하는 과정이 재미있다. 

그리고 이 편에서는 학대받다 죽는 개 하라쇼 이야기가 나온다.

개를 소유물로 생각하며 마음대로 학대하고 죽일 수 있다고 생각하는 잔인한 인간에 대한 이야기다.

작은 동물을 학대하고 죽이는 사람은 언젠가는 인간에게도 끔찍한 짓을 하게 될 확률이 높다는 구절을 읽으며

개농장을 하며 개도살을 하던 사람이 결국 연쇄살인마가 된 경우가 떠올랐다. 

무엇이든 익숙해져 무감각해지는 일은 무서운 일이다 싶다. 

그것이 죽이는 일일 때는 더더욱.


마지막으로 '마사의 변명'에서는 미야베 미유키라는 추리소설작가가 사건 의뢰를 하는 이야기가 나온다.

어린 시절 실수로 방화를 해서 친구를 죽인 속죄로 추리소설을 쓰는 작가.

자신을 소설의 인물로 등장시키다니, 재미난 생각이다.


[명탐견 마사의 사건 일지]는 탐정견의 시선으로 글을 쓰고 자신을 소설 인물로 등장시키는 등 흥미로운 점이 많은 소설이긴 한데, 

미야베 미유키의 다른 소설들에 비하면 덜 재미있다. 

그래도 무더운 날 뒹굴거리면서 읽을 만하다. 


어린 시절 우리 집 마당에서 함께 지냈던 셰퍼드들이 떠올라서 개인적으로는 즐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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