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징검다리가 물에 잠긴 날

나들이예찬/동네나들이

by 산삐아노 2018. 5. 20. 08:55

본문

토요일 오후 느즈막히 하천가 산책을 나갔다. 

이틀동안 내린 비에 친구오리들이 잘 있는지 궁금했기 때문이다. 

하천가로 내려가는 계단이 시작되는 지점에는 모두 줄이 걸려 있었다. 

내려가지 말라는 것이다. 하천의 물이 불어나 징검다리가 잠겼으니 건너가면 위험하다는 뜻이다.

그 순간 난 오리들을 만나기는 어렵겠구나, 생각했다. 

그래도 혹시나 하는 마음에 평소 농123가 지내는 곳까지 걸어가보기로 했다.

그곳 근처에서 보니 돌다리가 완전히 물에 잠겼다. 

건너편에서 강아지를 데리고 산책나온 사람들도 잠긴 징검다리 앞에서 멈춰섰다.

물도 많지만 물살이 너무 세다.

오리가 헤엄치는 것은 불가능.

그래도 미련이 남아서 평소 오리들이 깃털을 말리거나 졸거나 쉬거나 하던 건너편 풀숲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한참을 바라보았나 보다. 

주변을 둘러보아도 오리는 없다. 

혹시 오리 소리가 들리나 귀를 쫑긋 세워보아도 오리는 없다. 

지금 어디서 몸을 피하고 있을까?

오리들이 지내던 곳의 풀들은 잠수했던 기억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그렇게 비가 많이 왔었구나. 


터덜터덜 그냥 돌아올 수밖에 없었다. 


관련글 더보기

댓글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