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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이 없는 동백나무

사노라면

by 산삐아노 2018. 5. 6. 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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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노라면...

생명력은 내 생각 이상으로 질긴 것임을 깨닫는다.



이 동백나무를 아파트 화단에 심은 지도 10여년이 넘었나?

언제인지는 정확히 기억이 나질 않는다. 

친구가 선운사에 갔다가 어린 동백나무를 가져와서 키우기 시작한 거라고 하니까, 

실제로 이 나무의 나이는 스무살은 족히 된 것 같다. 


사실 동백나무는 기후 온난화가 진행되기 전만 해도 중부지방에서는 야외에서 키울 수 없는 나무였다. 

하지만 언젠가부터 동백나무를 밖에 심기 시작했다. 

그래서 화분에서 자라는 동백나무가 불쌍한 것 같아 아파트 화단에 심었던 거였다. 

일조량이 부족하니까 베란다에서 키우는 동안 단 한 번도 꽃을 피우지 못했다. 

밖에 심고 나서도 언제 꽃이 피나 매 년 봄마다 지켜보곤 했지만 이 나무는 단 한 번도 꽃을 피우지 못했다. 

언젠가부터는 어쩌면 이 동백나무는 수동백나무가 아닌가하고 마음대로 생각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작년 12월부터 시작된 한파는 3월까지 계속되었고 이후에도 날씨는 추위를 오르내리면서 봄날에 한기를 안겨주곤 했던 것이 

이 동백나무에게는 치명적이었나 보다. 

겨울이 어느 정도 끝난다 싶을 때 보니, 모든 잎이 갈색으로 변해 있었고 나무는 동사한 듯 보였다.

마침내 죽어버린 걸까?하고 안타깝게 생각했는데, 

어제 다시 살펴보니 초록색 잎이 있다.

죽지는 않은 걸까?


요즘 드는 생각.

이 동백나무가 비록 꽃은 피우지 못해도 그냥 죽지 않기만을 바랄 따름이다.


덧붙임1.2018.5.20.

5월19일 날 찍은 사진. 

동백나무에 새가지, 새잎이 나왔다.

확실히 살아남았다! 안도감. 기쁨.^^

덧붙임2. 2018.5.29.

(2018.5.28.)

이제 완전히 다른 식물들 곁에서 당당히 생존하고 있는 느낌이다.

새로 나온 잎은 겨울추위를 견디고 나온 것이라서 그런지 더 튼튼하고 광택이 선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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