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하의 소설을 읽기는 처음이다.

[살인자의 기억법]은 작년에 영화로도 만들어진 작품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영화도 보질 않았다. 

주변에서 영화도 보고 소설도 보고 했지만 그다지 보고 싶은 마음도 없었다. 

그런데 우연이 나를 이 소설로 이끌었다.

도서관에 들렀는데, 사람들이 책들을 읽고 던져둔 카트 위를 바라본 순간, 이 소설책이 눈에 들어왔다.

빨간색 책표지 때문이었을까?


나는 이 책을 주저없이 집어들고 빌려왔다.

왜 그랬을까?

그리고는 집에서 바로 이 책을 읽기 시작했는데, 잘 읽힌다. 

흥미롭다. 

소재가 참으로 흥미롭다.

70대에 알츠하이머 병에 걸린 연쇄살인범이라...

마지막으로 죽인 여성의 딸 은희를 거둬서 키우며 이 딸만은 다른 살인범으로부터 보호하고 싶다는 욕망.

완전한 살인에 대한 욕망도 없는 상태에서 필요에 의한 살인을 죽기 전 마지막으로 딸을 위해 시도하려는 늙은 연쇄살인범.

하지만 자꾸 사라져가는 단기기억. 

그 기억을 붙들기 위해 메모를 하고 녹음을 하고...

마침내는 녹음을 했는지 메모를 했는지도 헷갈리고...


김영하의 이 소설은 한 번 잡으니 끝까지 놓을 수가 없다. 

작가는 이 소설 쓰기가 너무나 힘들었다고 한다. 

하지만 읽는 독자는 읽기가 너무 쉽네.


그런데...

마지막에 가서 소설은 머리를 꽝 한 대 친다. 

도대체 진실이 어디 있는지 알 수 없게 되니 말이다. 


딸 은희가 존재 하지 않는다?

은희는 요양보호사다?

딸이 결혼하려고 하는 남자, 즉 연쇄 살인범이 알고 보니 형사다?

딸을 죽이려는 자가 또 다른 살인범이 아니고, 자신이다?

자신이 개를 키우고 있는지 없는지도 알 수 없고...


이 마지막 대목이 이 소설을 빛나게 만든다. 


소설책을 덮고 나니, 이 소설을 과연 영화 시나리오로 각색하는 것이 가능할까? 하는 의문이 들었다.


그런데 영화는 이미 나왔고...

그렇다면 영화감독은 이 소설을 어떻게 영화로 만들어냈을까?

그동안 전혀 궁금하지도 않던 그 영화 [살인자의 기억법(2017)]이 궁금해졌다. 

주인공 병수 역을 위해 정말 노인처럼 분장했다는 설경구의 기사가 이제서야 다시 머리에 떠올랐다.

그리고 설경구가 어찌 병수를 연기했을지도 궁금해졌다.


더불어 김영하란 소설가가 수많은 상을 거머쥔 대단한 소설가임을 알게 되었고 그의 다른 소설도 궁금해졌다. 


결국 이 소설 [살인자의 기억법]은 내게 그동안의 무관심을 태우고 궁금증에 불을 지피는 작품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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