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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잠], 꿈과 수면의 단계에 대한 상상

즐거운책벌레/소설

by 산삐아노 2017. 12. 24.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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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정말 오랜만에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소설을 읽었다. 

2015년에 출간된 [Sixieme Sommeil], 우리나라에서는 '열린 책들'에서 올해  [잠]이란 제목으로 출간했다.

올해 번역된 책을 올해를 넘기기 전에 읽다니, 정말 운이 좋다.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책은 도서관 대출경쟁이 대단한 책이니 말이다.


2. 잠과 꿈을 소재로 쓴 책이라는 사실만으로도 이 책에 대한 관심이 컸다. 

하지만 1권을 읽으면서 이 사람의 필력이 떨어졌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그리 흥미롭지 않았다. 

[잠]은 아들의 어머니 구하기라는 큰 줄거리 속에 미래의 나와 현재의 나의 만남, 서양문명과 동양문명의  조우를 담았다. 

글쎄... 좀 따분한 느낌이 든다. 

하지만 꿈과 잠에 대한 관심 때문에 난 이 책을 포기하지 않고 계속 읽어내려갔다. 

다행히도 2권이 1권보다 훨씬 흥미롭다. 역시 베르나르 베르베르야! 생각하며 읽을 수 있었다. 

무의식의 뉴런이 클라인의 병으로 바뀐다는 생각! 재미났다. 

"...... 클라인의 병이 우리에게 가르쳐 주는 최고의 역설은 바로 바깥이 안으로 통한다는 것이다. 

외부가 내부로 통한다. 

우리를 멀리 데려가는 길 끝에 이르러 우리는 다시 출발점으로 돌아온다. 

삶의 완숙기에 젊음의 문이 있다."(2권 74)


"엄마, 내 말 잘 들어요. 엄마는 반드시 각성의 세계로 돌아올 수 있어요. 

하지만 그전에 먼저 미래의 엄마를 만나고, 또 젊었던 엄마를 만나서 불안을 달래주고 도와줘야 해요.

우리를 가로막는 것은 두려움이에요. 

죽음에 대한 두려움, 타인에 대한 두려움, 실패에 대한 두려움. 

미래의 엄마가 설명해 줄 테니 잘 듣고 함께 아통에 오르면 돼요. 

클라인의 병을 생각하면 돼요. 엄마, 

그걸 통해 엄마의 꿈속에서 마음대로 오갈 수 있을 거예요."((2권 75)


3. 생각해 볼 만한 것들

1) 모든 것은 우리가 상상하기 때문에 존재한다(카롤린 클라인의 생각)

2) 과거의 나와 미래의 나는 친구가 될 수 있을까?(JK48이 JK28에게 던진 질문)

3) 비물질적인 것은 물질적인 것이 되고 싶어한다.( JK67이 JK47에게 한 말)

"비물질적인 것은 다 물질적인 것이 되고 싶어해. 영혼은 사람이 되고 싶어 하고 생각은 입으로 발화되고 글로 쓰이길 바라지. 

하늘을 날아 다니고 벽을 통과하는 게 지긋지긋한 유령들은 육신을 빌려 의자에 앉고, 걸어다니고 잠을 자고 고통을 느끼고 싶어 하지."(2권 72)

4) 몸은 컴퓨터, 정신은 프로그램. ( JK67이 JK47에게 한 말)

"자네의 몸, 다시 말해 자네의 컴퓨터 안에는 전자회로(자네의 뉴런)가 든 마더보드(자네의 뇌)가 있어. 

에너지가 공급되면 이 뉴런들은 두 가지 일을 하지. 한 가지는 정보를 메모리에 저장하는 일이야."

"몸은 컴퓨터고 정신은 프로그램이라는 거죠?"

"그렇지. 이 프로그램은 이미 메모리에 저장된 정보들을 조합해서 새로운 생각을 만들어 내는 능력이 있어."

"그게...... 상상력이죠?"(2권 72)


4. 기억해두고 싶은 것들

<메모1>꿈과 수면에 대한 연구

1899년 지크문트 프로이트의 [꿈의 해석]-꿈은 억압되거나 감춰진 욕망의 표현.

1937년 신경생리학자인 너새니얼 크라이트먼(Nathaniel Kleitman)-평균90분에 걸쳐 연속적으로 나타나는 수면의 네 단계 발견.

1959년 미셸 주베(Michel Jouvet)-<역설수면>개념. 몸은 완전히 마비, 하지만 두뇌활동은 극도로 활발한 수면의 5번째 단계. 

이 단계에서 깨우면 꿈을 잘 기억한다.  (1권 16)


<메모2>동물들의 수면시간

먹이사슬 위쪽 동물의 수면시간이 길다.

사자와 호랑이는 먹이 추격에 고생한 몸을 회복하기 위해 장시간 수면.

비단구렁이와 보아뱀도 큰 먹이 소화를 위해 오래 잠. 

고양이과 동물은 가장 꿈을 잘 꾸는 동물. 

영양은 짧은 낮잠. 거의 자지 않는다.

암소, 말, 당나귀, 코끼리도 잠이 없는 동물.

플라밍고는 서서 잠을 잠.

고래는 물 속에서도 자지만 20분마다 수면에 올라감.

박쥐는 19시간, 나무늘보는 18시간을 잔다.

라플란드 지방의 곰은 9월 29일부터 이듬해 4월3일까지 겨울잠을 잔다. (1권 28)


<메모3> 클라인 병-내부인 동시에 외부가 될 수 있는 가능성.

(cf. 뫼비우스 띠-이면이 동시에 표면.)


5. 정말 베르나르 베르베르는 경이로운 작가다. 

매년 10월이면 어김없이 책을 내어놓으니 말이다. 

이제 우리는 [Demain les chats(2016)], [Depuis l'au-delà(2017)]의 번역출간을 기다려야 한다. 

고양이와 내세에 대한 이야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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