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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한산성 둘레길의 가을정취(2017.11.09), 남문에서 서문, 북문 지나 동문으로

나들이예찬/나라안나들이

by 산삐아노 2017. 11. 15.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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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목요일, 동네 사람들과 남한산성에 갔다. 

남한산성 둘레길을 걷기 위해서였다. 

일단 남문 근처에서 버스를 내렸다.

걷기는 남문에서부터 시작하기로 했다.

남문을 바라보고 오른편으로 나 있는 길을 따라 걸었다.

둘레길을 걷기에 앞서 수어장대에 들르기로 했다. 

가을의 절정이 조금 지나 낙엽도 적지 않았지만 여전히 단풍을 즐길 수 있었다.

붉은 단풍이 아름답다. 

성벽을 따라 걸어올라갔다. 

성벽 주변으로 소나무도 적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수어장대다. 예전에 와 본 적이 있는데,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지붕의 자리잡은 짐승이 용인가? 하지만 그 꼴이 귀여울 지경이다. 

대개 이런 지붕에는 화재를 막아달라는 마음으로 용과 같은 짐승의 조각품을 두었으니 아마도 용일지도 모르겠다.

수어장대 내부 지붕에는 이렇게 구름이 그려져 있었다. 구름이 뭉게뭉게~

함께 걷기로 한 동네 사람들의 모습이 보인다. 다들 수어장대 앞에서 사진 찍기에 바쁘다.

남한산성에도 등장하던 수어장대 앞 너른 마당이다.

수어장대를 나와서 도시락을 먹고 다시 걷기 시작했다. 서문을 향해서.

평일 점심 무렵, 한산하다. 

성벽을 잘 보수해 두었다. 소나무와 어우러진 모습이 보기에 좋다.

드디어 서문에 당도. 낙엽이 쌓여 가을정취가 그득하다.

서문이 산성 북동쪽에 위치했다는 설명에 고개를 갸우뚱. 

서문은 서쪽에 자리잡는 것이 아닌가? 문의 이름은 어떤 기준인지 궁금하다. 

성벽을 보니 성벽 수리 시기가 다름을 알 수 있다.

남한산성 둘레길은 이런 식의 포장길, 돌계단이 많아 무릎, 발, 다리에 부담을 줘서 걷기에 그리 좋다고 볼 수는 없다.

성벽이 구불구불 이어져 있는 모습이 자연스러워보인다. 

우리 길이 북문을 향해 있음을 알리는 이정표가 등장했다. 

성벽의 갈라진 틈 사이로 보이는 산, 나무, 단풍의 풍경이 눈을 즐겁게 한다.

산은 완연한 가을산이다. 전체적으로 누르스름한 단풍의 물결로 뒤덮혀 있다.

북문 도착. 영화 [남한산성]에 나오는 북문전투장면이 떠오른다. 

오른편으로 가지런히 소나무가 줄지어 서 있다.

성벽 위로 삐죽이 고래를 내민 나무, 풀... 푸른 하늘의 밝음과 성벽의 어둠이 대비가 되어 인상적이다.

길은 계속해서 이어진다. 길바닥에는 낙엽이 구르고 햇살받은 성벽이 깔끔하다. 

멀리 보이는 동네 위 하늘이 뿌옇다. 

미세먼지층이 한겹 도시위를 띠처럼 둘렀다.

마침 미세먼지가 적지 않다고 예보한 날이었는데, 사실이다.

이런 길은 성벽이 없는 쪽에 나무가 우거져서 마치 골목길 같다. 

멀리멀리 뻗어가는 성벽을 따라 시선을 옮겨보았다.

성벽밖의 가을산에도 잠시 눈길을 두기도 하고.

작년 11월초에 남한산성에 왔을 때는 이 둘레길을 걷을 시간이 없었다. 

언젠가 한번 걸어보자 했던 것이 1년을 넘겼다. 

그래도 다시 가을을 맞아 이곳에 올 수 있어 다행이다.

낙엽으로 길이 뒤덮히고 나무는 잎을 떨어뜨린채 바싹 말라 있다.

겨울 준비가 한창이다. 

조금 일찍 왔으면 단풍이 더 아름다왔을까,하는 아쉬움은 뒤로 하고 또 걷는다.

동문을 향하는 동안 등장한 계단길이 제법 가파르다.

계단을 헉헉 거리며 오르다가 잠시 걸음을 멈춰 뒤도 돌아보고...

낙엽, 낙엽, 낙엽... 낙엽의 무덤이다.

그래도 돌계단보다야 흙이 좀더 낫다.

멀리 일행이 보인다. 나보다 동장대터에 먼저 도착했다.

동장대 터에서 지도를 보니 남문에서 시작해서 걸었던 동선이 보인다.

제법 걸었다. 이제 장경사쪽으로 내려갈 것이다.

이쪽 성벽은 제법 오래되었나 보다. 조선시대 성벽일까?

그러고보니 둘레길 공사가 끝나지 않은 모양이다. 

길을 잘못 든 걸까?

오른편으로 차폐막이 쳐져 있다.

공사중인 길을 조심해서 걸었다. 

길바닥이 엉망이다.

우회하라는 표지판의 안내에 따라서 경사진 산길을 내려가다가 장경사에 이르렀다.

장경사는 전체적으로 아름다운 절은 아니었다. 

슬쩍 살펴보고는 바로 내려갔다.

장경사와 망월사로 구분되는 길목에 이정표가 있다. 

망월사는 들르지 않고 바로 동문쪽으로 내려가기로 했다.

장경사 가는 길을 커다란 돌 이정표를 세워 안내하고 있다.

마침내 동문에 도착!

이제 어떻게 할까? 고민하다가 버스를 타고 돌아가기로 했다.

도로를 건너 남문 주차장을 향해서 부지런히 걸었다. 


남한산성 둘레길을 걸은 소감을 정리하자면, 

아직 둘레길이 완성되지 않아 공사중인 부분이 있어 거기는 걷기에 나쁘다는 것.

그리고 전체적으로 포장된 길, 돌계단이 많고 사람이 많이 다녀 흙길도 딱딱한 편이라서 무릎이 안 좋은 분들께 이 둘레길은 추천할 만하지 않다는 것.

남한산성 성벽길을 조금 맛보기로 걷는 것은 나쁘지 않다는 것.


아무튼 가을산을 즐기며 한 번은 걸어볼 만했다는 것.

또 걷고 싶은 길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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