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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야베 미유키의 [말하는 검], 초기 중단편들

즐거운책벌레/소설

by 산삐아노 2017. 11. 16.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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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말하는 검(かまいたち、1992)역시 미야베 미유키의 초기 저작물이다. 

이 책은 중단편 묶음인데, 모두 네 편의 작품이 실려 있다.

'길잃은 비둘기', '가마이타치', '섣달의 손님', '말하는 검'.

작가가 밝힌 대로, '길잃은 비둘기'와 '말하는 검'은 이미 20대 중반의 작품을 구상한 것이라고 한다.

둘다 영험한 오하쓰가 등장한다. 

작가의 [미미부쿠로]에 대한 관심이 처음부터 있었음을 알 수 있다. 

오하쓰가 등장하는 작품으로 이후 시리즈물이 탄생한다.[흔들리는 바위(93)]와 [미인(97)]이 그것이다. 

 

2.'길잃은 비둘기'의 오하쓰는 자신의 능력을 펼치기 시작하는 시기로 오빠인 로쿠조가 오하쓰의 능력을 접하는 이야기다.

가시와야의 하녀 오쓰네가 행방불명된 사건이 알고 보니 살인 사건이고, 

이 사건은 안주인인 오세이가 행수인 세이타로와 함께 꾸민 주인 우사부로의 살인계획과 관계가 있다.

이 계획을 알게 된 오쓰네는 살해당하고, 그녀를 좋아하는 게이타도 살해당한다. 

이 사건을 해결하는데 오하쓰의 특별한 능력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 


"사람의 마음이란 하나로 통일된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섬세한 세공품처럼 복잡하게 얽히고 설켰단다. 

그리고 평소에는 누구나 그 겉면만 쓰고 있지."(네기시 야스모리 부교의 말, '길잃은 비둘기' 중에서)

사실 그 누구도 자신의 마음을 전면적으로 드러내지는 않는다. 

아니 그 누구도 자신의 마음을 전부 알지 못한다고 해야 할 것이다.


3. 개인적으로는 두 번째로 실린 '가마이타치'가 이 책에서 가장 재미났다.

"'가마이타치'란 갑자기 피부가 베인 것 같은 상처가 나는 현상. 공기 중에 일시적으로 생기는 진공 때문에 일어난다고 한다. 

옛날에는 족제비나 요괴의 소행으로 여겼다." 

이 이야기 속에서 '가마이타치'는 요괴의 소행이 아니라 광인의 소행이었다. 

이번 이야기는 괴담이 아니라 미스터리다.

도대체 누가 사람을 왜 죽이고 다니는지를 풀어가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등장하는 씩씩한 아가씨 오요. 의원의 딸인 오요는 미야베 미유키의 다른 여주인공들처럼 씩씩하다고 대차다. 

순진하게 속아서 사건의 진상을 잘못 이해하긴 했지만 그래도 사건에 정면승부하는 태도가 이야기를 흥미진진하게 만든다.

  

4. '섣달의 손님'은 짧은 이야기다. 사기꾼 이야기.

여관을 운영하는 부부에게 귀한 손님 대접을 받으면서 부부를 등쳐먹는 놈, 

강아지 덕분에 그 사기꾼에게서 손해도 만회하고 통쾌한 복수를 한다.


5. '말하는 검'은 다시 오하쓰가 사건을 해결하는 이야기.

이 이야기 속 등장하는 신비한 수호도, 날이 없는 검의 잔인무도한 살상을 막는 개 고타로. 신비한 검을 만드는 장인들,

말하는 검의 말을 알아듣는 오하쓰... 상상력이 넘치는 판타지물이다. 


"수호도란 자신을 지킬 때만 날이 서는 검을 말한다. 

몹쓸 자들의 손에 넘어가 남을 죽이거나 다치게 하는 데 쓰이지 않도록,

또한 힘 없는 여자나 어린애를 무기를 가진 자들의 위협에서 지킬 목적으로 만들어진 검이다.

하지만 수호도는 명장이라 불리는 도공이 심혈을 다해 만들지 않으면 완성하기 극히 어렵다고 전해진다."

이런 수호도 하나 있으면 좋겠구만...


"이 검은 사람의 마음 깊숙한 곳에 있는, 스스로도 깨닫지 못한, 혹은 잊어버린 나쁜 마음을 불러일으키는 물건이네. 

그래서 함부로 세상에 나오면 안 되지. 나는 괜찮을 거라 생각하지 말게.

나쁜 마음은 누구든 가지고 있는 법이니.

그저 우리는 항상 그런 마음을 저도 모르게 마음속에 담아 두고,

겉으로 드러나지 않게 살아갈 따름이지.

이 검은 그런 마음을 불러일으킨다네...

우리 어르신께서는 그 사실을 간파하시고 세상에 해가 되는 이 검을 봉인하라 명하셨지.

이 일을 절대로 발설해선 안 되네.

이 검에는 한 번 보기만 해도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는 해괴한 힘이 있으니...

개다가 이 와키자시에는 원래 있어야 할 날밑이 없어.

날밑이 없는 검은 재갈을 물리지 않은 말과 다를 바가 없지.

한번 날 뛰기 시작하면 어찌할 방도가 없어. 명심하게."(구니히로의 '와키자시'에 대한 마쓰키치의 말)


6. 메모-시탓피키: 오캇피키 밑에서 그들을 돕는 자를 말한다. 

관원은 아니더라도 사람들에게 인정받는 오캇피키와는 달리, 시탓피키는 표면적으로 다른 직업을 가지고 시탓피키임을 숨기는 사람이 많다.  

'길잃은 비둘기'와 '말하는 검'에 등장하는, 정원사로 일하는, 오하쓰의 작은 오빠가 바로 시탓피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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