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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야베 미유키의 [하루살이], 수건살인사건

즐거운책벌레/소설

by 산삐아노 2017. 11. 12. 1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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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미야베 미유키의 소설 [진상 (2011)]을 읽고 [얼간이(2000)]와 [하루살이(2004)]를 읽어야겠다고 생각했었다.

[얼간이]에서 [하루살이], [진상]으로 이어지는 이 소설은 시리즈물이다. 

나는 [진상]부터 읽기 시작했으니까 이 시리즈물을 거꾸로 읽어나가는 셈이다.

각각 상,하 권으로 되어 있고, 이 책들은 단편이 모여 장편을 이룬다는 독특한 구성이 특징이다.

이번 [하루살이]도 상 권은 '밥', '미움의 벌레', '아이잡아 먹는 귀신', '눈먼 사랑', 그리고 '하루살이 상'으로 이루어져 있다.

부채에 초상화를 그리는 화가 살인사건을 다루는 '밥', 

오케이와 사키치 부부 이야기를 다루는 '미움의 벌레',

오로쿠와 그녀의 두 딸이 아오이 마님댁에 들어가서 살게 된 까닭을 들려주는 '아이잡아 먹는 귀신',

오미네가 오토쿠가게 근처에 가게를 연 이유를 다루는 '눈먼 사랑',

그리고 '하루살이'는 아오이 살인사건을 다룬다. 

따라서 하루살이 앞 이야기들은 모두 이 이야기를 하기 위한 서막으로 여겨도 좋고, 각각을 독립된 이야기로 여겨도 된다.


2.[하루살이]는 원제가 [ひぐらし(쓰르라미)]라고 한다.

쓰르라미는 늦여름부터 초여름에 우는 벌레로 일본전통문학에서는 가을을 상징하는 시어라고.

이 단어는 其のひぐらし, 즉 '하루벌어 하루 먹는 팍팍한 생활'을 의미하기도 한다고.

그래서 '밥'의 마지막 장면에서 짱구가 '하루살이'라는 글씨를 쓴 이유를 놓고, 바로 하루하루 열심히 살아가겠다는 결의로 이해할 수 있다는 역자 이규원의 설명이다. 


"모든 사람이 매일을 이렇게 편하게 살 수 있다면 오죽 좋을까.

하지만 그럴 수는 없지.

하루하루 차곡차곡 쌓아올리듯이 차근차근,

제발로 걸어가야 한다. 밥벌이를 찾아서.

모두들 그렇게 하루살이로 산다.

쌓아올려 가면 되는 일이니까 아주 쉬운 일일 터인데 종종 탈이 나는 것은 무슨 까닭일까.

제가 쌓은 것을 제 손으로 허물고 싶어지는 것은 무슨 까닭일까.

무너진 것을 원래대로 되돌리려고 발버둥 치는 것은 어째서일까."

('하루살이' 하 중에서)


2. 이 시리즈에서는 헤이시로와 유미노스케가 사건을 해결해나가는 주된 인물들이다. 

게으르고 어리버리하고 잘 생기지도 못한 이모부 헤이시로와 그의 처조카인 추리력 뛰어나고 잘 생긴 10대 소년 유미노스케는 멋진 파트너다.

헤이시로는 유미노스케를 양자로 삼아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심중이다.

유미노스케가 너무 잘 생겨서 혹시 나쁜 길, 즉 여자들이나 홀리는 바람둥이가 될까봐 자신이 입양해서 관리의 길로 들어서도록 해야 하나 고민하는 것이다.

유미노스케의 친구이자 마사고로의 양자인 짱구의 역할도 사건해결에서 무시할 수는 없다.

짱구의 비상한 기억력이 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그밖에 헤이시로의 주겐인 고헤이지, 오캇피키인 마사고로... 타지역 관리 사에키, 오캇피키 하치스케...


그리고 가게를 꾸리는 오토쿠라는 여성도 흥미롭다.

사람을 돌보는 일에 두려워하지 않고 씩씩하게, 주변에서 도움의 손길을 필요로 하는 사람을 거두어서 돕는다.

결국 오미네 가게에서 일하다가 오미네가 야반도주해버려 남겨진 오산과 오몬도 오토쿠가 거둔다.

오토쿠라는 인물도 이 시리즈물에서는 중요한 인물로 생각된다.


그밖에 이번 소설에서는 미나토야 상회와 관련된 여러 인물들이 등장한다.

미나토야 사회의 주인인 소에몬, 

그의 아내 오후지와 첩인 아오이, 의 자녀들 소이치로, 소지로, 미스즈, 그리고 아이오의 아들 사키치

사키치의 아내인 오케이, 오케이의 여동생인 오미쓰...

미나토야 상회 하인 규베, 오후지 집의 하인이 된 마고하치...

마고하치가 쫓아다니던 오로쿠, 오로쿠의 두 딸... 그리고 나중에 오로쿠와 결혼하는 요리사 히코이치

서당 오슈인의 하루카 선생, 그 선생의 학생인 오하쓰...

정말 많은 등장인물들이 출연한다. 


3. 메모: 소쿠리 쓴 개 인형

-개모양의 틀에 종이를 발라서 만든 인형. 개가 새끼를 쉽게 낳는다 하여 탈 없는 출산, 무병장수, 액막이 등의 의미가 있으며,

대개 아기가 태어났을 때 병 없이 잘 크라는 의미로 선물하였다. 

이 인형을 대나무 속에 넣으면 대나무 죽과 개 견을 합쳐 웃음 소가 되므로 웃음과 행복을 기원하는 의미가 있다.


그러고 보니 이 소쿠리 쓴 개 인형이 바로 '이누 하리코'가 아닌가 싶다.

바쿠치칸을 퇴치하는 데 사용된 개인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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