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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야베 미유키의 [괴이], 기이한 이야기들

즐거운책벌레/소설

by 산삐아노 2017. 11. 8.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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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괴이( 怪しー、2000)]는 짧은 이야기들 모음집이다. 

이 책에는 모두 9개의 이야기가 실려 있다.

꿈속의 자살, 그림자 감옥, 이불방, 매화 비가 내리다, 아다치 가의 도깨비, 여자의 머리, 가을비 도깨비, 재티, 바지락 무덤.


'꿈속의 자살', 수건을 이용한 동반자살 이야기, 

'그림자 감옥'은 집안의 감옥방에 가두어 굶겨 죽인  잔혹한 살인에 얽힌 일가족 죽음 이야기,

'이불방'은 살해된 자 원혼이 영혼을 갉아먹는 이야기,

'매화 비가 내리다'는 자신의 저주로 사람이 죽었다고 믿은 소녀가 15년을 식물인간처럼 살다간 이야기,

'아다치 가의 도깨비', 도깨비가 더불어 산 여인의 이야기

'여자의 머리', 여자머리 그림의 비밀전모,

'가을비 도깨비', 도깨비 덕분에 어리석은 연애의 진실을 깨닫게 된 여성 이야기,

'바지락 무덤', 늙지도 죽지도 않는 존재의 이야기


이 이야기들 중에서 나는 '이불방'과 '아다치 가의 도깨비'가 재미났다.


2. 생각하게 하는 구절들.

"영혼이 빠져나가면 사람은 불평을 하지 않게 된다."

"게으른 마음도 없어지고 욕심도 없어지지.

놀고 싶다는 어린아이의 마음도 없어져.

집을 그리워하지도 않게 된다.

언뜻 보기에는 보통 사람처럼 보이고 보통 사람처럼 행동하지만 속은 텅비어 있는 거야.

꼭두각시 인형 같지.

그렇기 때문에 가네코야의 고용살이 일꾼은 모두 다른 가게에서 눈을 휘둥그렇게 뜰 만큼 부지런한 일꾼이 될 수 있는 게다.

병에도 걸리지 않고 다치지도 않아.

어쨌거나 절반은 살아 있는 존재가 아니니까 말이다."('이불방' 중에서)

일에 미친다는 것은 영혼을 잃는다는 것!


"아주머니네 고향의 산신님을 모신 신사에는 특이한 전설이 있었대. 

그건 말이지, 신점 제비에서 흉을 뽑게 되면 신사 뒤에 있는 매화나무로 가서 신점 제비를 매달면서 이렇게 비는 거야

-이 흉운을 저 대신 누구누구에게 붙여 주세요, 하고."

"소원을 빌 때는 반드시 소리 내서 말해야 돼. 

그러지 않으면 산신님게는 들리지 않으니까.

그런 짓을 하고 싶지 않다는 이유로 신점 제비를 매화나무 가지에 묶기만 하고 아무 말도 하지 않으면 흉운이 두 배가 되어 돌아온대."

('매화 비가 내리다' 중에서)

자신의 불행을 남에게 떠넘기고 싶어하는 우리의 마음.


"여자에게 아내가 된다는 것은 직업이나 마찬가지이니, 너는 고용살이의 연장이라는 생각으로 도미타로와 부부가 되었겠지."

('아다치 가의 도깨비' 중에서)

여성이 독립적 삶을 꾸리기 어려웠던 시절, 아내는 분명 여성의 생존을 위한 길이었다. 


"사람이라는 존재가 무섭다는 사실은 조슈아에서 자라면서 질릴 만큼 잘 알고 있었거든.

인기척이 없는 것은 조금도 무섭지 않았어. 

더러움을 떨어뜨리는 장소라고 하지만 떨어뜨린 불길한 것인 눈에 보이게 굴러다니는 것도 아니고, 

평소 그 지방 사람들이 사용하는 방은 나름대로 깨끗하고 편안하게 정리되어 있었으니까."

('아다치 가의 도깨비' 중에서)

그렇다. 귀신이 설령 있다고 해도 사람보다 무서운 존재는 아니다.

귀신이 아니라 사람을 두려워할 일.


"사람은 살다 보면 누구나 조금은 남에게 나쁜 짓을 하거나 상처를 주거나 싫은 추억을 만드는 법이다.

그러니 보통은 다소나마 '도깨비'를 보거나 느낄 수 있는 법이지.

하지만 네게는 그것이 없어. 

그렇다면 너는 혼자서 닫힌 생활을 해 와서 아직 '사람'으로서 살지 못했다는 뜻일 테지."

('아다치 가의 도깨비' 중에서)

인간이라면 불완전한 법. 단점이 없다면 인간이 아니다.


3. 결국 귀신, 요괴, 도깨비 이야기도 사실은 우리 삶의 모습을 보는 또 다른 방식이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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