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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곡산(양주, 2017.9월중순), 상봉, 상투봉에서 방산농원, 샘내마을로(2)

나들이예찬/그 산길을 따라

by 산삐아노 2017. 10. 11.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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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봉을 내려오는 데 바위가 위태위태하다.

바위가 아래로 아래로 슬라이딩해서 미끄러내려올 것 같은 불안이 그 근처를 서둘러 벗어나도록 발걸음을 재촉케했다.

다시 길 안내 표지판. 

상봉에서 200미터 내려오면 상투봉까지 100미터만 오르면 된다는 이정표를 만나게 된다. 

상봉과 상투봉은 서로 그리 떨어져 있질 않아서 함께 오르면 좋은 봉우리다. 

다시 7보루임을 알리는 안내판이 등장했다. 

안내판은 빛이 반사되서 제대로 찍기가 힘들었다. 아쉽다. 

아무튼 7보루는 상봉과 상투봉을 연결해서 봉우리를 감싸듯 쌓았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가파픈 암봉을 이용해 석축을 쌓지 않기도 했다고.

상투봉임을 알리는 표지석이 보인다. 

상봉도 상투봉도 모두 채 500미터 높이가 되지 않는 낮은 봉우리들이다. 

하지만 바위산의 아름다움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으니, 등산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한 번 쯤 올라보면 좋을 것 같다. 

상투봉에서 내려가는 길은 로프가 설치되어 있다. 강화도의 마니산이 떠올랐다. 

멋지다. 

이대로 임꺽정봉까지 가보고 싶었지만 친구의 반대로 포기했다.

그런데 길을 잠시 잃었다. 

부흥사, 방산농원쪽으로 하산해야 하는데, 정반대방향으로 내려간 것이다. 

다행히 너무 아래로 내려가지 않아 길을 금방 되찾을 수 있었다. 

부부 등산객 덕분에 제대로 된 길을 찾았다.

부흥사까지 700미터라는 표지판이 너무나 반갑다. 

이 길은 안부에 있어 숲길이다. 

비가 많이 올 때면 물이 흘러 걸을 수 없는 길일 것이다. 

바위들도 나무도 모두 이끼가 잔뜩 끼어 있었다.

습기가 가득한 곳이니 벌레도 많다. ㅠㅠ

길을 걷는 데 밤이 떨어져 있는 것이 보인다.

밤송이가 여기저기 흩어져 있다.

인적이 드문 곳이라 밤을 주워간 사람도 없나 보다. 

바로 이곳. 

이 길에는 정말 많은 밤들이 떨어져 있었다. 

장소에 대한 기념촬영!

밤을 충분히 주워 집에 돌아와 맛좋은 간식으로 먹었다. 

작은 밤이 맛났다.

부흥사까지 100미터 남았다!

그런데... 부흥사...어찌 절 모양새가 구경할 만한 곳은 아니다. 

이 절은 그냥 지나치기로 했다. 

이곳을 들르는 불자가 아니라면 등산객에게 이 절은 이정표 구실을 하는 곳인가 보다. 

부흥사 근처 이곳 농원에서 멀리 상봉과 상투봉의 봉우리들이 멋지게 보인다. 

알고 보니 바로 여기가 방산 농원!

친구 아버지는 90년대에 이 산을 찾았고 그때만 해도 암봉을 오를 계단같은 시설은 없었다. 

그래서 연세가 지긋하신 분들인지라 이곳을 빌려서 등산모임 자축 행사를 하지면서 봉우리를 감상하셨던가 보다. 

왜 방산농원에서 모여서 노셨는지 이제야 그 이유를 알 수 있었다. 

농원을 지나쳐 걷는데 밤송이가 여기저기 널려 있다.

할아버지들이 비닐봉지를 들고 밤을 부지런히 줍고 계셨다.

이미 산에서 밤을 많이 주운 사람으로 그냥 지나쳐갔다. 

우리는 샘내마을에서 버스를 타고 집으로 돌아갈 것이다. 

샘내 마을까지는 2킬로미터. 

수목장과 일반묘지들이 눈에 띄었다. 

외진 곳이라서 시신을 처리하는 장소가 되었나 보다. 

그곳을 지나가면서 보니까 주변이 군시설물이다. 

그래서 민간인들이 함부로 아무곳에나 출입할 수 없도록 되어 있었다. 

그러고 보니 샘내마을에서 군시설을 지나 묘지를 지나 방산농원, 부흥사 곁을 지나야만이 등산로에 접근할 수 있는 이 길은 

등산로로도  산책길로도 적당하지 않을 것 같다.  

이미 아는 사람은 다 알기에 이 길로 다니지 않는가 보다. 

우리도 이 길을 다시 걷게 되지는 않을 것이다. 

그래서 덕분에 무척 많은 밤을 주울 수 있었던 거고...

방산농원까지 갈 필요도 없다. 

불곡산 산봉우리를 감상하기에는 샘내마을로도 충분하다. 

마치 외국의 작은 마을에 도착한 기분이 들었다. 

물론 샘내 마을이 잘 정비되어 있지는 않다.

하지만 우리나라 산아래 마을로서 이처럼 산의 풍경이 멋지게 보이는 곳은 드물 것 같다. 

정말 아름다운 산풍경을 즐기면서 일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이 샘내마을 사람들이겠다. 

하지만 조금만 더 올라가면 군시설이 가로막아 산을 즐기며 오르기에는 길이 나쁘다.  

애석하다. 

지나가는 할아버지를 잡고 무사히 버스정류장까지 도착할 수 있었다. 

고마운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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