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의아버지의 발자국 따라 산길 걷기 네 번째 날. 

지난 9월 18일 양주시 불곡산을 찾았다. 

불곡산을 그리 유명한 산도 그리 큰 산도 아닌 모양이다. 

양주시민들이 주로 찾는 근교의 산 정도라고 할까.

하지만 2009년 등산로가 정비되기 전에는 전문산악인들이나 이 산의 정상에 오를 수 있었으리라. 

작지만 암릉으로 험한 봉우리들, 상봉, 상투봉, 임꺽정봉. 


우리는 일단 정상인 상봉을 오르기로 하고 하산길은 아버지가 들렀던 방산농원쪽을 선택했다. 

어디로 올라야 할까?

불곡산을 오르는 길로 요즘은 주로 양주시청쪽을 선택하는 모양이다. 

양주시청에서 상봉을 오르는 길은 거리가 약 3킬로미터 정도이고 전체적으로 완만하고 접근성이 좋아 시민들이 주로 이용하는 길로 보인다. 


하지만 난 백화암 쪽에서 출발하기로 했다. 

기왕 오르는 길 백화암도 한 번 들러보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양주역에 내려서 버스를 타고 불곡산 등산로 입구역에서 내리면 바로 백화암을 오르는 길에 버스가 선다. 

버스는 여러대라서 크게 신경쓰지 않아도 무방하다. 

그런데 버스에서 내리니 등산로 입구가 어찌 썰렁하다. 

등산 안내판도 한 귀퉁이에 밀쳐둔 모양새다. 보기도 불편하게 말이다. 

그리고 시작부터 가파르다. 

잘 한 선택인지 잘 모르겠다 싶었지만 일단 오르기로 하고...


평일이라서 그런지 등산객은 한 사람도 없다. 

안내가 잘 되어 있겠지 생각하며 그냥 오르기로 했다. 

백화암을 향해 오르는데 오른쪽으로 등산로라는 친절한 표지판이 나왔다. 

별 생각 없이 그 길을 선택을 했다. 


그런데 오르다가 조금 생각해 보니, 그 길은 백화암에서 등산객을 산으로 유인하기 위한 안내였음을 알게 되었다.

불자도 아닌 등산객들로 암자가 북적이길 원치 않아서인지 등산객들이 암자를 들르지 않고 산을 오를 수 있는 길을 안내한 것이다. 

조금 아쉽긴 했지만 오르다 보니 시작지점은 가파르고 길이 불편했지만 곧 오솔길처럼 길이 잘 나 있어서 길을 모르는 사람도 오를 만하다.

 탁 트여 전망을 바라볼 수 있는 곳이 나왔다. 

날씨도 좋고 이른 시간이기도 하고... 햇살을 맞으며 풍경을 바라보니 좋다. 

다만 철탑이 거슬리네. 

조금 오르니 돌무더기가 나온다. 

이 돌탑은 예사롭지 않다. 

돌이 자잘하지 않고 잘라놓은 듯하니 말이다. 

알고 보니 우리나라에서 보기 드문 고구려 유적지다. 

3보루란다. 

보루는 적의 침입을 막기 위해 쌓은 구조물인데, 

삼국시대 고구려가 바로 이 불곡산에 보루를 쌓은 것이다. 

이곳에 보루를 쌓은 것은 잘 한 일로 보인다. 

멀리까지 적들의 동태를 살필 수 있으니 말이다.

보루에 대한 설명을 찍었는데 안내판이 반사되서 제대로 찍히질 않았지만 그냥 올려둔다. 

아무튼 고구려 시대의 유적이 남아 있다는 것이 신기할 따름이다.

  길 안내 표지판이 등장했다. 

정상인 상봉까지 채 1킬로미터도 남지 않았다. 

그러고 보니 출발지점에서 상봉가지 1.6킬로미터였던 것 같다. 기억이 정확한 지는 자신이 없다. 

아무튼 정상까지의 길이 무척 짧다.

가파른 길도 있지만 평이한 길도 섞여 있어 오르는 길이 나쁘지 않다. 


표지판에서 알 수 있듯이 양주시에서 내세우는 것이 '임꺽정'인가 보다. 

임꺽정의 생가터가 있다는 표시를 보니...

봉우리 이름까지 '임꺽정봉'으로 지었다. 

하지만 이번 산행에서 임꺽정과 관련한 곳은 지나치기로 한다. 

한눈에 보기에도 가파르고 바윗돌이 굴러떨어질 것 같은 곳이다. 

여기를 지나는 것이 이번 산행에서 가장 난코스였던 것 같다. 

정상에 가까울수록 데크도 설치되어 있고 로프도 잘 갖춰져 있어 위험하지 않았는데, 

여기는 가파른 바위를 균형을 잘 잡아 걸어올라야 하기 때문이다. 

배낭의 짐도 있고 신발이 좀 헐거워 균형잡기가 쉽지 않았다.

겨우 진땀을 흘리면 올랐다. 휴. 

이쪽 사면의 전망을 망치는 송전탑. 

멀리 바라보니 송전탑이 줄줄이 줄지어 서 있다. 

전기의 지역개발이 제대로 이루어졌다면 이런 식의 송전탑 세우기는 막을 수 있었을텐데...

원자력 발전과 수력발전에 의지하다 보니 송전탑이 국토에 비수가 되어 자리잡았다. 

다시 길안내 표지판. 

정상까지 600미터가 남았단다. 

이 곳에서 양주시청쪽으로 하산할 수도 있구나. 2.2킬로미터.

보다시피 길은 이렇게 조금 위험하다 싶으면 잘 정리되어 있다. 

양주시에서 불곡산의 산행인구를 늘리기 위해 무척 애를 썼구나 싶다.

길 안내 표지판도 잘 되어 있지만 중간중간 이런 식의 벤치도 적지 않다. 

쉬었다 갈 수 있다는 의미. 

양주시 이미지는 이런 모습이구나...

이건 뭥미? 바위에 하얗고 가지런한 이빨이 있다. 

마치 바위괴물이 흰 이를 드러내고 웃고 있는 듯하다. 

내가 불곡산에서 발견한 가장 흥미로운 것이 바로 이 하얀 이를 가진 바위들이다. 

어째서 중간에 이런 하얀 이가 박힌 것일까?

지질학적인 설명이 필요할 듯.

우리나라 산길 어디서나 발견할 수 있는 소나무들.

제법 오르니 햇살이 좋아서 그런지 소나무 무리가 멋지다. 

드디어 5보루. 

소나무를 특별히 사랑하지는 않지만 

산에 와서 무리지어 자라는 소나무를 보다 보면 절로 소나무 사랑하는 마음이 쏟곤 한다. 

불곡산에서 바라보는 전망들이 멋진 것 같다. 

청설모를 만났다. 

불곡산에는 청설모가 무척 많구나. 

산을 오르다가 산을 내려가다 청설모를 여러 마리 보았다. 

저 멀리 상봉이 보인다. 

평상까지! 이럴 줄  알았으면 여기서 도시락을 먹을 걸, 하고 후회했다. 

불곡산을 찾는 사람들은 평상과 벤치가 여기저기 있다는 사실을 잊지 않으면 유익한 정보가 될 것이다. 

마침내 상봉이 가까이 보인다. 이제 얼마 남지 않았다. 

암릉이 참으로 아름다운 산이다. 

산을 오르다가 잠시 쉬면서 바라보는 주변 풍경.

산을 오르는 즐거움 중 하나다. 

이렇게 바라보는 풍경이 아름다울수록 그 즐거움은 커진다. 

불곡산의 송전탑이 옥의 티지만 불곡산을 오르며 바라보는 풍경은 참으로 아름답다.  

계단이 잘 설치되어 있는 정상을 오르는 길. 

2009년 이전에는 존재하지 않았을 이 계단 덕분에 우리는 정상을 오르는 행운을 누릴 수 있었다. 

아마 친구의 아버지는 이 정상에 오르지 못했을 것이다. 

그래서 방산 농원에 가기로 했던 듯하다. 

정상을 오르기에 앞서 이 신기한 바위가 등장했다. 

펭귄 바위!?

글쎄... 펭귄바위로 보이지는 않는데...

아무튼 신기하게 생기긴 했다. 

드디어 바위뿐인 정상, 상봉. 

상봉의 정상임을 알리는 바위가 바로 코 앞에 보인다. 

꼭 저 바위는 떨어질 것만 같다. 

불곡산의 바위들은 조금 충격이 있는 지진이 나면 바로 굴러 떨어질 것 같다. 

이 계단을 설치하느라 얼마나 수고가 많았을까?

감사하는 마음으로 걸었다. 

상봉에 오르는 기쁨을 안겨준 모든 이들에게.

이제 다시 봉우리를 내려가서 상투봉에 오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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