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족제비

사노라면

by 산삐아노 2017. 8. 30.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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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노라면...

뜻하지 않은 만남도 있다.


아침 일찍 수련에 나선 참이었다. 

아파트 화단곁을 지나가는데 뭔가 후다닥- 눈 앞을 지나간다.

어찌나 그 움직임이 날래고 빠른지 미처 그 존재를 간파할 시간적 여유가 없었다.

나는 그 존재가 간 방향쪽 화단 앞에서 잠시 걸음을 멈추고, '고양인가?'하며 화단을 주의깊게 살펴보았다.

그런데 저만치 갈색빛털의 작은 짐승이 있었다.

나는 고양이가 아니라는 것을 금방 알아채고 '그럼, '다람쥐인가?'하며 좀더 집중해서 바라보았다.

그런데 다람쥐는 아니었다. 일직선으로 뻗어 있는 긴 갈색꼬리는 절대 다람쥐가 아니었다.

그렇다면 뭐지?

내가 눈이 좋았다면 좀더 자세히 그 모습을 살필 수 있었겠지만, 눈이 나쁜 탓에 ...

그런데 얼굴쪽으로 추정되는 부분이 앞으로 기울어져 있는 것이 내 생전 처음 보는 신기한 모습을 동물이라고 생각하고 있는데, 

곁에서 길을 가다 멈춘 친구가 "쥐를 물고 있네!" 한다.

그렇구나. 

고개를 기울인 것이 아니라 쥐를 물고 있어서 쥐가 아래로 늘어져서 고래가 기울어진 것처럼 보였구나, 이해했다.

쥐를 물고 잽싸게 달아난 갈색털의 작은 짐승, 뭘까?

친구는 "족제비, 아닐까?"한다.

족제비? 아파트 단지에 족제비라...?

만약 족제비라고 하더라도 내 생전 족제비를 직접 본 적이 없어서 금방 알아보진 못했을 것이다. 

족제비를 검색해 보니 내가 본 짐승이 맞다. 

사냥꾼으로 유명한 동물, 족제비.

족제비를 직접 보다니!

그것도 아파트 단지에서!

정말 놀라운 만남이다.

요즘에는 아파트 화단에 족제비도 사나?

하긴, 산속에서만 볼 수 있는 까마귀도 도시 큰길 사거리 위를 까악까악-하며 훨훨 날아다니니... 놀라운 일도 아닌가? 

아쉬운 것은 그 짐승의 모습을 사진에 담지 못했다는 사살이다.

평생 한 번 볼까 말까 한 짐승을 말이다. 사진기도 스마트폰도 없었으니...

친구는 너무 놀라서 미처 사진찍을 생각을 못했다고 한다.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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